[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욱 빠르고 강도 높게 자신의 자국 우선주의·보호주의 공약을 이행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사진/뉴시스·신화통신
31일 코스피는 0.77% 하락한 2067.57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트럼프가 한국산 화학제품에 첫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했다는 소식에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이 각각 2.96%, 4.08% 내리는 등 화학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반이민 행정명령 발동에 이어 오바마 케어 전격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는 등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공약 이행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려감에 지난 30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61% 하락했는데 이는 대선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장(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그동안 불만을 제시해온 한미자유무역(FTA) 재협상 이야기도 꺼내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전문가들은 자동차, 철강, 기계가 재협상의 주요 타겟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정책 이행 속도가 빨라진다면 앞서 언급된 종목들에게 악재가 될 순 있지만 전반적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신증권은 미국 보호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는 앞으로 계속될 흐름이지만 코스피 전반적인 영향보다는 업종별 대응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IT 등과 같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업종들이 코스피 버팀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강화는 국내총생산(GDP) 내 수출비중이 46%에 달하는 한국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시장보다는 업종별 대응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며 “트럼프 통상정책 기조와 향후 변화에 따른 실질적인 손실을 감안할 때 부정적 영향은 일부 업종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제조업 사이클 회복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트럼프를 배제해도 상관없다”며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트럼프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키며 시장의 체질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민 연구원 역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IT 업종은 미국과의 교역 마찰에 한 발 빗겨나 있다”며 “향후 미국과의 교역마찰 FTA 재협상 국면에 들어선다고 해도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 IT 업종의 상대적 안정성과 매력도는 유효하며 IT가 미국 보호주의 광풍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코스피 충격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1950선 이하에서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고 자동차, 철강, 기계 등에 실제 수출액이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주요 지지선은 1940선’이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