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최순실씨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2일 출석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쯤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왜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는지, 딸인 정유라씨 소식 듣는 게 있는지, 아직도 특검의 강압 수사를 주장하는지 묻는 취재진을 그대로 지나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최씨는 전날 오전 10시 30분 특검의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에 따라 강제 소환돼 이날 오후 11시까지 약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특검 출석 전과 후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최씨는 특검 조사실 안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최씨는 미얀마 공적 개발 원조(ODA) 사업인 K타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들의 지분을 확보해 이득을 취하려 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최씨가 이권에 개입했는지, 최씨가 자신의 대사 임명에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특검 출석 전만 해도 최씨를 모른다던 유 대사는 특검 조사에서 최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최씨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영장 집행 시작을 기준으로 최대 48시간 동안 최씨를 잡아둘 수 있는데 이날이 마지막 조사 기한이다. 특검팀으로서는 시종일관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최씨로부터 이날 유의미한 진술을 얻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팀은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은 피의자 고유 권리지만, 조서 역시 있는 그대로 작성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최씨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최씨는 "특검의 강압수사에 대한 발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특검팀은 곧바로 다음 날 최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다. 지난달 25일에도 특검팀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며 최씨를 처음으로 강제 소환했다. 최씨가 일곱 차례 소환 통보를 받고도 지난해 12월24일을 제외하고 여섯 번이나 불응한 데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최씨는 이 당시 특검 조사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했다.
최순실(가운데)씨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