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포함해 인천·강원·경기 등 전국 10개 시·도 교육감들이 교육부가 유·초·중고등교육 권한을 교육감들에게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교육부를 폐지하고 별도의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이하 교육감협의회)는 6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육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교육감협의회는 교육자치 측면에서 유·초·중·고교 교육에 관한 사항은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교육감을 중심으로 권한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앙정부의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교육 정책으로 교육의 다양성이 사라졌다며 교육부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2009년부터 주민 직선에 의한 교육감 직선제 제도가 도입이 되고, 지난 8년간 교육 자치가 지속해서 성장 발전해 왔다”며 “이미 초·중등 교육은 상당 부분 교육부를 떠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교육감협의회는 국가 교육 의제 설정과 교육개혁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별도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현재의 교육부는 우리나라 교육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다’라는 것이 교육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며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에 맡기고 대학은 별도의 대학교육협의회가 있으면 그쪽에서 논의하고, 그러고도 (교육부가) 할 일 없으면 사라지라”고 지적했다.
국정 역사교과서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교육감은 “국정교과서는 정부가 2018년부터 국·검정 혼용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미 폐기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회가 국정교과서 제도 자체를 막는 법안을 심의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의결과정을 좀 더 바라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는 10일까지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받는 것과 관련해 이 교육감은 “원칙에서 국정교과서 반대하는데 연구학교 지정이 더 이상 필요하냐”며 “그것은 각 교육청이 적절하게 해소할 문제지 우리가 규정해서 총체적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일부 대선 주자들이 교육개혁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두고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국민의 갈증과 염원을 담아 적어도 교육 의제만큼은 교육감협의회가 제시함으로써 정치권이 이를 채택할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교육감협의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간담회를 열고 교육 대통령이 완수해야 할 교육 과제 9개를 선정했다. 선정 과제는 ▲미래교육 준비와 진로교육 강화 ▲교육체제 전면 혁신 ▲학부모 교육 부담 경감 ▲영유아 교육ㆍ보육제도 완비 ▲교육재정 안정적 확보 ▲국정교과서 폐기 및 교과서 제도 개편 ▲교권 보장 ▲학교 민주화 정착 ▲교육부 개혁 및 현장 중심 교육 자치 실현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가장 핵심은 국가교육위원회 설계기능과 유·초·중등 교육 관리기능, 대학교육 관리기능 총 3가지를 어디서 할 것인지”라며 “여기에 학제개편 등 문제까지 포함해 국민과 정치권 여야 합의를 통해 이뤄 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브리핑실에 이재정 교육감(가운데)을 비롯해 전국시도교육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개혁 과제를 제안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