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전 의원의 얘기다. 임 전 의원은 "안 지사가 거의 우리 턱밑까지 쫓아올 수도 있다는 얘기는 내부에서 계속 했었다"며 "우리와 지지층이 상당수가 겹쳐 대체재 개념으로 봐야 하는데, 안 지사가 치고 올라올 경우 우리가 정체되기 때문에 파괴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안 지사는 이재명 시장이 치고나올 때와는 또 다르다"며 "그 부분은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안 지사의 경우 충청권이라는 지역기반이 있고, 반기문 전 총장 사퇴와 연동된다는 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표쪽의 공식적인 반응은 일단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는 일이니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임 전 의원은 "사실 대세론이라는 프레임은 고약하고 어려운 것"이라며 "국민들은 새로운 변화를 늘 원하기에 안 지사가 올라와 경쟁하는 구도가 더 낫다"고 말했다.

 

캠프의 다른 관계자도 "안 지사 돌풍은 기본적으로 야권에 반갑고 즐거운 상황"이라며 "당내 경선이 역동성을 가지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승만이나 박정희를 평가한다는 대목이나 공짜복지 주장 등은 좀 지나치기도 하지만, 중도를 넘어 보수층까지 껴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은 야권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지점이어서 평가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안 지사쪽 기세를 적정 수준에서 통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경계감은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임 전 의원은 "이러다가 1위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면서 "그렇더라도 지금 안 지사를 타겟으로 삼을 수도 없고, 별도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의 캠프 관계자도 "우리가 안 지사와만 경쟁하는 것도 아니어서 따로 대응책을 만들 일은 아니다"며 "우리 나름으로 그동안 해온 행보를 지속하면서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표측은 내심 안 지사측의 대연정론이나 도를 넘어서는 '우클릭'을 약점으로 공략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임 전 의원은 "안 지사가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 대연정을 내세우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청산대상과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인데, 안 지사는 함께 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는 게 가장 큰 차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도 "안 지사의 정치적 신념은 존중하지만 대연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박근혜 게이트 몸통들과 대연정을 하겠다는 것은 촛불 민심을 거역하는 것이고 정치적 오만"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