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지난해 개량신약이 50호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개량신약 1호가 허가된 이래 7년만이다. 국내서 신약 못지 않게 상업적 성공을 거둬 제약업계 개발 대세로 자리잡았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 '아모잘탄'이 2009년 개량신약 1호로 허가받은 후 지난해까지 52개 개량신약이 승인을 받았다. 2009년 2개, 2010년 6개, 2011년 2개, 2012년 5개, 2013년 15개, 2015년 13개, 2016년 9개 등이다.
개량신약이란 기존 신약의 구조나 용도 등을 변형시킨 의약품을 말한다. 복용편의성 개선, 제형 변경 등 신약을 개량하거나 기술의 진보성이 인정되면 개량신약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신약은 지금까지 없던 없던 새로운 약을 의미한다. 복제약은 신약과 똑같이 만들어낸 약이다.
개량신약은 신약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투자 비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보통 토종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10~15년 동안 300억~500억원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임상을 하면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반면 개량신약은 3~5년 동안 20억~30억원 투자돼 신약보다 부담이 적다. 이런 장점으로 글로벌 제약사보다 자본력과 기술력에서 열세인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 개발 대안으로 떠올랐다.
투자금 대비 수익성도 높다.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한미약품 아모잘탄이 670억원대, 유나이티드제약 '실로스탄CR'이 230억원대, 한국얀센 '울트라셋이알서방정'이 160억원대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부광약품(003000) '덱시드', 한국MSD '코자엑스큐', 한림제약 '리세넥스플러스'는 90억원 실적을 올렸다.
토종신약의 경우
LG화학(051910) '제미글로'와 보령제약 '카나브'가 각각 550억원대, 400억원대 처방액으로 가장 성공했다. 제미글로와 카나브는 약 10년 동안 각 500억원 정도 투자됐다. 현재 토종신약은 27개가 허가를 받았다.
다만 개량신약은 국내선 효자품목이지만 해외진출에 한계가 있다는 게 난점이다. 내수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차별화된 의약품만이 글로벌 진출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의약품 사용 패턴, 허가 기준에 따라 변수가 많다. 신약과 복제약 등 약물 선택권이 다양해 처방을 유도할 요인도 낮다. 국내 제약사는 내수 시장 성장률의 둔화로 해외진출에 매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은 국내 제약업계에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개발에 성공하는 경우 독점 시장이 보장되므로 일반 복제약보다 훨씬 시장성이 높다. 개발 초기부터 제품화 전략을 철저하게 세워야 상업적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