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책' 행보로 대세 굳히기…'준비된 후보' 부각 전략

공공 채용확대·4차산업 지원 등 '일자리 창출'에 집중…'안전 정책'서 '원전 전면재검토' 약속

입력 : 2017-02-09 오후 5:31:50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안정감 있는,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는 정책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표 캠프 관계자는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그간 준비해온 것들을 차례로 발표하는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일자리 정책 중심 기획일정을 별도 배치하고 강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문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 일자리에 초점을 맞춘 것이 확연하다. 지난달 18일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한 일자리 정책을 발표한 그는 다음날인 19일 지속적인 좋은 일자리 창출 기업(대원제약) 방문, 26일 새내기 소방관과의 만남을 통한 안전분야 공공일자리 창출 약속, 31일 취약계층 대상 밀착형 민원서비스 구현을 위한 공공일자리 창출 현장 방문일정을 소화했다. 이후로도 1주일에 한 번 이상 일자리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9일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도 '일자리는 민간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 일자리의 절박성을 너무 모르는 말씀들"이라고 말했다.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정책을 놓고 당 안팎에서 반박들이 쏟아지자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선 것이다. 특히 김종인 전 대표 "적당히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려서는 청년고용 문제를 절대 해결하지 못한다"고 공격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뿐만 아니라 사법개혁, 외교안보 비전 등 비경제분야 공약도 속속 내놓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광진구 서울시민안전체험관에서 열린 자신의 씽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 포럼에서 안전관련 정책을 내놨다. 대형사고와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위기관리시스템 구축과 소방방재청·해양경찰청 독립, 원자력발전소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을 제시한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와 함께 국가가 국민의 안전기본권을 책임지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당초 원고에 없던 징벌적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도 밝혔다. 
 
문 전 대표의 정책행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우리나라 선거 과정은 너무 정치이슈에 함몰되는 문제가 있다"며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철학과 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풀겠다는 것은 정책으로 구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적절성을 놓고 설왕설래도 이어지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의 일환으로 지난 1일 문 전 대표가 내놓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등의 공약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위원회를 만든다는 것은 1970년대 박정희 식 패러다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른 당은 물론 민주당내에서도 일부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정책을 놓고 김종인 전 대표가 공격한 것에 더해, '삼고초려'를 통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영입한 송영길 의원이 지난 8일 영입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공공일자리 81만 개는 메시지가 잘못 나간 것"이라며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며 후보가 내놓는 메시지에 집중해달라는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다양한 생각과 각자 판단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후보인 문 전 대표의 생각이 감안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에서 또 하나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촛불민심'에 부합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적폐청산과 사회 대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문 전 대표는 탄핵정국 이후 촛불집회에 계속 참석하며 민심에 부합하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는 중이다. 지난 7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당초 2월 말 또는 3월 초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 불투명하게 됐다"며 "정치권은 조금 더 탄핵 정국에 집중하고 촛불시민들도 촛불을 더 높이 들어서 힘을 모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탄핵 기각을 가정해 촛불을 더 밝히자고 한 문 전 대표의 발언은 부적절하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박지원 대표), "헌법에 따라 탄핵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안철수 전 대표)며 날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 첫번째)가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시민안전체험관에서 열린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제6차 포럼에 앞서 '서교동 화재' 의인 고 안치범씨의 부모님에게 고인의 신발을 선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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