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부산과 강원 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률이 10%를 넘어섰다. 강남3구를 포함해 전국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서울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3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과 지방 부동산 시장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비사업과 올림픽 등 개발 호재가 많은 부산과 강원 지역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1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7개 시·도 중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부산으로 1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 이어 강원이 10.4%로 2위를 차지했으며 서울은 8.1%로 3위에 머물렀다. 전국 평균 상승률은 4.6%로 부산, 강원, 서울, 전남 등 4곳만이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대구(-2.8%)를 비롯해 충북(-2.2%), 충남(-1.6%), 경북(-3.9%) 등 4곳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를 중심으로 수백대1의 청약경쟁률은 물론 분양가도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등 주택시장 호황이 지속됐다. 이에 정부가 8.25 가계부채 대책을 비롯해 11.3 부동산 대책 등을 발표하며 투기수요 억제와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계기로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고, 일부 지방 도시에서는 미분양 증가와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부산과 강원은 서울 매매 상승률을 넘어 시장 분위기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부산은 11.3 대책으로 ▲해운대구 ▲연제구 ▲동래구 ▲남구 ▲수영구의 민간택지가 조정대상에 선정돼 청약 시 1순위 제한 및 재당첨 제한이 적용됐지만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대책 이전까지는 분양시장에서도 단연 선두였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3번째 주까지 부산지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110.11대 1로 전국 평균 경쟁률(15.2대 1)을 크게 웃돌았다.
부산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내내 청약경쟁률 1위를 유지했으며, 지난해 전국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중 4곳을 부산이 차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부산에서 분양되는 분양물량은 전체 4만1471가구로 이는 지난해 대비 약 67%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2002년 4만3718가구가 나온 이래 15년 만에 최대다.
서울과 지방 도시 간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부산과 강원은 지난해 연간 10%가 넘는 아파트 매매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강원은 올림픽 효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을 잇는 평창동계올림픽 철도사업으로 원주, 평창 등 역세권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했다.
최근 2년 새 3.3㎡당 원주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43만원이 상승한 516만원, 강릉은 26만원이 상승한 465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토지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서원주역 인근에 위치해 있는 원주기업도시는 지난해 7월 마지막 공동주택용지인 1-1블록과 1-2블록 등 2개 필지가 평균 142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며 조기에 완판 됐다. 앞서 지난해 5월 공급된 공동주택용지 2개 필지도 각각 110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접수 마감된 바 있다.
인천~강릉 간 고속화철도가 올 연말 완전 개통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진부역(평창동계올림픽 주경기장 위치)까지 98분,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까지 111분이 소요되는 등 소외지역으로 평가됐던 강원도의 수도권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으로 이어지는 고속화철도 등 서울과 강원도를 연결하는 교통망이 확충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최대 수혜지역으로 평가받는 원주를 비롯해 강릉, 평창 등에서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