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주택가격 하락 우려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관망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매수요와 투자수요가 감소하면서 지역별 온도차도 뚜렷했다.
12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1월 한 달 전국의 주택매매가격은 0.02%로 상승세는 지속했지만, 상승폭은 전월(0.07%) 대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5개 광역시도 각각 0.04%, 0.06%로 상승했으나, 전월이 0.10%, 0.11%였던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모두 둔화됐다.
특히 서울은 0.03%로 매매가격이 상승했지만, 강남과 강북 시장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강남의 매매가격(-0.01%)은 하락한 반면, 강북(0.06%)은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강남 서초구가 -0.18%로 매매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다.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출회하며 하락한 것으로 풀이됐다. 강남구도 -0.12%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초구 반포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억5000만원 가량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북의 분위기는 달랐다. 중랑구(-0.04%)를 제외하고는 노원구(0.18%), 마포구(0.1%) 등에서 모두 가격이 상승했다.
노원구 상계동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공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편"이라며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 프로젝트 구체화의 영향으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0.01%) 지역에서는 연수구(0.09%)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이전 확정 및 롯데·이랜드 복합쇼핑몰 건설공사 등 여러 개발호재로 상승했으나, 서구는 -0.17%로 가격이 하락했다.
경기(0.05%) 지역은 안양 동안구에서 주택 매매가격이 0.25%로 오르며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곶~판교간 복선전철(월판선) 개통 예정에 따른 기대심리가 높아진 탓이다. 반면 고양 일산동구(-0.16%)에서는 K-컬쳐밸리사업 좌초 위기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매매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아직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방보다는 상대적으로 시장 상황이 나을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거래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지역에 전세와 매매 시세표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