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올해 주요 경기지표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이다. 생산, 수출 등 한국 산업을 이끌어가는 두 견인차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건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용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따라 체감경기는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10년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 내외, 경상수지 150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전망치는 지난해 흑자규모(420억 달러)에 비해 줄어든 규모지만 경기 정상화로 수입이 회복되면서 흑자폭이 감소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특히 수출 주도품목인 정보기술(IT)부문은 올해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생산과 수출부문에서 각각 전년대비 27.4%, 24.4% 증가한 301억달러와 385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대형냉장고 등 고가 가전제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생산·수출 '호호(好好)'..환율 타격 작을 듯
원·달러 환율도 1년 3개월만에 최저점을 경신하는 등 급락하고 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여타 경제분석기관들은 연평균 11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 수출업체가 크게 타격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050원에서 1150원으로 지난해 발표한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며 "수출업체에 환율이 악재가 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고 전망했다.
수출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우리나라 생산, 수출 등 주요지표 성적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들 지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고용'이라는 데 있다.
과거 우리경제는 제조업 중심으로 수출을 끌어올리면서 내수를 뒷받침했으나 제조업이 창출하는 고용효과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제조업 취업유발계수(해당 산업에 10억원을 투입할 때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취업자 수)는 지난 1990년 39명, 1995년 21.5명, 2000년 14.4명으로 계속 줄다가 2005년 10.1명으로 1990년 대비 4분의 1로 떨어진 상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고용창출효과가 작은 까닭을 크게 세 가지로 꼽는다.
우선 한국 제조업이 주로 IT, 전기전자 산업에 편중돼 있어 파급효과가 낮고 고용효과가 높은 단순부품조립업은 점차 인도, 중국 등 여타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 그나마 남아있는 부품조립산업도 외국인 노동자가 도맡아 하고 있는 형편이다.
제조업이 일부 산업에 몰려있는 것만큼이나 대기업 집중현상도 심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경기회복에 드라이브를 걸던 것이 수출·제조업"이라며 "그러나 현재 제조업 부문이 다양하기 보다 IT, 전기전자에 치중돼 있고 일부 대기업에 몰려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 , 대기업 등 부자들의 부가 늘어나면 그 효과가 저소득층에도 미친다는 이론)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 고용의 회복속도에 달렸다
올해 고용 기상도는 1분기까지는 '흐림'이다. 그러나 1분기 이후 회복의 속도에 올해 우리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꺼낸 카드는 서비스산업. 서비스업 취업유발계수는 18.4명으로 제조업(10.1명)의 두 배에 가깝다.
단순 고용효과뿐 아니라 의료·법률·교육·관광·유통·미디어 산업 등 서비스업 부문이 다양해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것도 정부가 서비스 산업에 매달리는 이유 중 하나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경제 전체적으로 제조업 수준은 선진국에 비견할 정도까지 올라갔는데 서비스업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서비스업이 잘돼야 제조업도 더 성장할 수 있고 전체적으로 산업 수준을 높여 성장여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그러나 서비스산업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서비스산업 규제완화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특히 경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정책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 선진화 작업을 강도높게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해 왔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시무식에서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선진화하는데 가시적인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