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유명 상표를 무단으로 도용한 일명 ‘짝퉁’을 만들어 동대문패션타운 일대에 유통해 온 전문 제조·유통업자가 적발됐다.
서울 중구는 중랑구 망우동에 소재한 짝퉁 제조공장을 급습해 업자 최모(52) 씨를 상표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짝퉁의류와 제조설비 전량을 압수했다.
최 씨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1년10개월간 짝퉁의류 제조 공장을 운영하면서 유명 아웃도어 짝퉁을 만들어 동대문패션타운 일대 노점들에게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압수된 물량은 데상트, 타이틀리스트, 블랙야크 등 12종의 유명 아웃도어 짝퉁의류를 비롯해 전지 및 라벨 등 의류 부자재, 의류 제조용 압착 기계 2대 등 총 9만1788점으로 정품가 16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중구가 지난 2012년 7월 전국 기초지자체로는 최초로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받고 전담 단속반을 구성해 단속을 시작한 이래, 단일 적발건수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조사결과 최 씨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망우동의 골목길 주택 지하에 제조공장을 차려놓고 다른 봉제공장에서 만들어 온 의류에 압착기계로 위조된 의류 전지와 라벨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매월 300여벌의 짝퉁 의류를 제작해 유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중구 위조상품 단속 전담반은 동대문패션타운 일대를 단속하던 중 제조와 유통을 겸하는 전문업자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18일간의 추적과 잠복으로 제조공장과 유통로 등을 확인한 단속반은 지난달 18일 밤 망우동 공장을 기습 단속해 현장에서 최 씨를 검거했다.
중구는 판매처에서 유통망, 제조책까지 단속 범위를 넓히면서 경찰 수사와 비슷한 수준의 전문적인 수사기법을 도입한 끝에 얻어 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중구 관내에는 동대문패션타운을 비롯해, 명동·남대문시장 등 내·외국인이 찾는 관광특구가 자리잡고 있으며, 단속반은 지난해에만 짝퉁의류를 제조·유통한 517건을 적발하고 정품가 460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타인이 등록한 상품을 유사한 형태로 판매·제조·유통할 경우 상표법 위반으로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중구는 짝퉁의류의 판매과정을 단속하고, 최 씨 이외에도 동대문이나 명동·남대문 일대에 짝퉁의류를 제조·유통하는 업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짝퉁 거래가 갈수록 음성·지능화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한 발 앞선 수사기법과 의지로 얻은 결과”라며 “관내에 짝퉁 의류 유통·판매지역이 몰려있는 만큼 국격까지 떨어뜨리는 짝퉁거래가 조금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단속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가 짝퉁 의류 제조유통업자로부터 압수한 물품. 사진/중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