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면서 각 후보들과 선거 캠프도 필승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는 53만여명의 열성 지지자와 호남민심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재팀이 확인한 이 시장 캠프의 경선 전략에 따르면, 이 시장 측은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과 선거인단 동향을 분석해 이번 경선에서 승부를 가를 표는 최소 53만여표로 예측했다.
이재명 시장 측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2년 민주당 경선의 선거인단 수는 총 108만3579명이었다. 하지만 실제 경선에 참여한 숫자는 선거인단의 60%인 61만4221명이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34만7183표를 얻어 경선에 참여한 투표자의 과반을 넘기면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됐다. 경선룰이었던 결선투표 역시 치르지 않았다.
이 시장 캠프는 올해 대선에서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정권교체 요구가 큰 만큼 경선 선거인단 숫자도 2012년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현재 이번 경선에서는 최대 210만, 못해도 160만명의 선거인단을 예상한다"며 "투표에 참여하는 숫자도 2012년 경선보다 더 많은 65% 정도가 투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예측에 따라 210만명의 선거인단을 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투표에 참여할 인원을 65%(140만명)로 본다면, 투표자의 50%는 70만4000명 수준이다. 선거인단을 160만명으로 잡아 동일하게 계산하면 투표자의 50%는 52만8000여명이다. 이 시장이 경선에서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나가려면 52만8000명의 표를 얻어야 한다. 반대로 야권의 지지율 1위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의 본선 진출을 막으려면 52만8000표 획득을 저지해 결선투표로 가야 한다. 결국 최소 53만표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셈이다.
이 시장 측은 승부를 낙관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일찍부터 이번 경선룰이 권리당원과 비당원을 구분하지 않고 1표씩 행사하는 완전국민경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 그대로 되고 있다"며 "문재인 캠프보다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게 사실이지만 이 시장의 적폐청산에 공감하는 국민들을 선거인단으로 최대한 확보한다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재명 시장 측은 이 시장이 자력으로 53만표 획득이 어려울 경우, 문 전 대표의 과반을 저지해 결선투표로 가는 게 목표다.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 이 시장의 경쟁구도 속에서 재벌개혁과 사드 배치, 노동, 복지 등의 주제로 후보 간 정책경쟁을 한다면 이 시장 측의 지지율은 올라가는 한편, 참여정부에 우호적인 지지자들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로 양분돼 문 전 대표의 과반을 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시장의 노림수는 또 있다. 호남 공략이다. 이 시장 측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경선에서 민주당 선거인단 분포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광주와 전북, 전남, 제주 등 호남이 압도적이었고 실제 투표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수도권은 선거인단의 55%, 호남은 25%를 차지했다. 특히 호남은 인구가 영남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선거인단 참여율은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12%)의 2배를 넘었다. 이 시장 측은 이번 경선이 권역별 선거고, 호남이 첫번째 경선지역인 만큼 경선 초반에 호남민심을 얻어 돌풍을 일으키면 이후 경선 판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영남 출신인 이재명 시장이 한달에 두세차례 이상 호남을 찾으며 표밭 다지기에 공을 들인 이유도 이런 분석에서 유래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팬클럽인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을 광주에서 열었고, 올해 첫 지역민심 투어도 호남에서 가졌다. 또 이 시장의 부인인 김혜경씨 역시 최근 광주와 전주 등에서 호남 지지층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시장은 이번 주말에도 호남에 내려가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2017년 민주당 경선 목표 예측.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