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에 강남3구 전셋값 오름세 여전

강남3구 입주물량 작년보다 적어…"다른 지역과 양극화 이어질 것"

입력 : 2017-02-16 오후 4:52:2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키웠던 전셋값 상승세가 최근 한 풀 꺾인 모습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크게 늘었던 공급물량의 본격적인 입주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강남3구는 전셋값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만 5000만원이 오른 단지도 있을 정도다. 작년보다 입주물량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오름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37만87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29만2317가구에 비해 26.6%나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울산(3141가구→9832가구)처럼 1년새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지역들에서는 물량 압박에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28만3353가구였던 전국 분양물량은 이듬해 33만4901가구로 늘었다. 이어 2015년에는 역대 최대인 51만7809가구가 공급됐다. 작년 역시 2015년 물량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45만3663가구가 쏟아졌다.
 
급증한 공급물량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올해에는 38만여가구의 입주가 예정됐다. 이어 내년에는 42만가구가 집들이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2년 사이 총 80만가구의 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빚내서 집을 사라'는 정부의 부추김 속에 주택경기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건설사들이 앞 다퉈 물량을 쏟아낸 결과다. 이에 따라 공급이 일시에 몰리며 전세시장이 조정국면을 맞은 것이다.
 
올해 전국 38만여가구에 달하는 입주 물량에 전반적 전셋값 조정 장세가 반영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강남 3구 전셋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 한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반면 서울 강남권은 오히려 전셋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잇따른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이주 수요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입주물량을 앞지르면서 여전이 전세시장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강남3구에 올해 예정된 입주물량은 4500여가구로, 작년 6241가구에 비해 오히려 2000가구 이상 줄었다. 이로 인해 강남3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전용면적 84㎡ 기준 2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같은 강남권으로 분류되며 강남4구에 이름을 올리는 강동구가 하남, 미사 신도시 입주 물량 압박에 최근 한 달 새 0.52%의 전셋값 하락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기존 단지 재건축 이외에 뚜렷한 공급 방안이 없어 강남3구 전셋값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이 전반적인 조정 장세를 겪고 있다고는 하지만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도심의 공급량은 멸실가구 증가로 인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물량 압박 부담이 큰 지방과 이들 지역 간 양극화는 올해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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