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손학규·천정배와 '경선룰' 갈등

안 "흥행 위해 모바일투표 해야"…민주당 흥행에 '조바심'
손학규·천정배, 당조직 약해 조직투표 우려 "반대"

입력 : 2017-02-16 오후 5:09:00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국민의당 경선룰을 놓고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천정배 전 대표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쟁점은 모바일투표 허용 여부다. 지지율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안 전 대표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위한 모바일투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보다 지지율 열세를 보이고 있는 손 의장과 천 전 대표 측에서는 조직적 투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투표에 부정적이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16일 "경선이 흥행을 하려면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투표방식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투표와 관련해선 당에서 결정할 부분"이라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투표시스템(K-voting)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안 전 대표측이 모바일투표에 적극적인 것은, 당내 경선에서 최대한 많은 선거인단을 끌어들여 압도적으로 당선되어야만 이후 민주당 당선자와 1 : 1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부터 경선 선거인단 등록을 시작한 민주당의 경선 열기가 뜨거운 것도 안 전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반면, 당내 조직에서 열세인 손 의장과 천 전 대표는 모바일투표에 부정적이다. 앞서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모바일투표에 쓴잔을 마신 손 의장 입장에서는 모바일투표를 할 경우 안 전 대표에게 밀릴 것이라는 부담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캠프 관계자는 "모바일투표의 경우 손 의장이 비판한 패권정치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2012년 경선에서도 모바일투표의 문제점이 나타난 만큼 당에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 의장도 앞서 지난 10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모바일은 문제가 많다. 경선에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었다. 천 전 대표 측도 모바일투표 도입에 부담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천정배 캠프 관계자는 "경선룰은 당이 잘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모바일투표의 경우 앞서 문제가 많이 제기됐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경선룰 논의를 위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13일 전까지 각 후보들의 의견을 취합해 경선룰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국민의당 대선 경선룰을 놓고 안철수, 손학규, 천정배 후보의 갈등이 수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의장, 천정배 전 대표.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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