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포함한 공직사회는 대체로 대선 후보들 잇따라 세종시 강화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해 반색하는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세종시가 진정한 행정수도로 거듭나야 한다는데 적극 공감한다"며 "그럴려면 국회 전체가 내려오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분원은 생겨야하며 후보들의 관련 공약이 꼭 이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지금도 일주일에 2~3번은 서울과 세종을 오가야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기재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 했지만 온전히 세종에서만 업무를 보는 것은 아니다"며 "일주일에 몇 번씩 KTX를 타고 서울 오가는 출장 일정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치피 내려온 부처는 못 올라가는데 굳이 서울에 있어야 할 부처나 공공기관이 아니면 업무의 편의를 위해 다 내려와야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현재 오송역 외에 세종역을 따로 건설하는 등 세종시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사회기반 시설을 늘려야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이후 세종시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 행복도시 이주 초기에 가족과 함께 내려온 경제부처 사무관은 "불과 2~3년 전만해도 프랜차이즈 커피숍만 생겨도 이슈가 됐지만 지금은 보다 나은 생활여건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백화점이나 쇼핑센터가 없어 청주나 대전으로 나가야 하는 것은 매우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도 적지않다. 주로 당장 이전 대상이 될 공직사회가 대선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창조경제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노심초사다. 부처 존폐가 달린 조직 개편에, 세종시 이전까지 더해지면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이미 고위 당국자들을 중심으로 조직개편 관련 대국회 설득작업에 돌입했다.
미래부 한 고위 관계자는 "창조경제라는 명칭 때문에 미래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며 "국가경제 미래를 생각해서는 ICT(정보통신)와 과학기술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처가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세종시 이전까지 더해져 진퇴양난"이라며 "당장 세종시에는 1000여명의 미래부 직원들이 들어갈 공간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나 청와대 이전론이 쏟아지면서 세종시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공무원은 "청와대와 국회 이전에 따라 '프리미엄 생활권'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아직 개발 전인 구역에 대한 과열 투자도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시를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행복도시 건설청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