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흔들리는 호남민심에 '화들짝'

오늘부터 1박2일 호남공략…안 지사 "마음의 소신대로 국민과 대화하겠다"

입력 : 2017-02-23 오후 6:19:30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잘나가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선한 의지’ 발언 등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는 메시지들이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야권의 심장' 호남이 불안해졌다. 텃밭 충청에서 힘을 모아 호남의 전략적 지지를 이끌어내려던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23일 MBN·매일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주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2%포인트 떨어진 19.2%를 기록했다. 특히 호남 지역(21.1%→14.2%)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22일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는 안 지사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1.5%포인트 상승한 20.7%를 기록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은 18.3%에서 21.8%로 3.5%포인트 상승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22일 단 하루의 조사가 추가된 조사 결과가 상반되게 나온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선의 발언’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안 지사는 ‘대연정’과 같은 메시지로 보수·중도층의 지지세를 끌어냈고, 그 외연확장성은 ‘집토끼’ 야권 지지층의 지지를 얻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선의 발언’은 야권 후보로서 일종의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안 지사도 유감 표명으로 긴급 수습에 나섰지만, 전통적 야권 지지층, 특히 호남 민심의 동요가 눈에 보인다는 것이 캠프 내부의 판단이다.
 
안 지사는 24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해 민심 잡기에 나선다. 24일 전남 순천을 찾아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여수 교동시장 화재현장을 들려 상인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25일에는 전북으로 이동해 전북기자협회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촛불문화제에서 지역 민심을 청취한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일로 어느 정도 지지율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 같다. 안 지사의 소신행보가 진영내 일부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각오한 일”이라면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대화로 문제를 푼다는 것은 안 지사의 오랜 소신이다. 선거공학적 계산이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진정성을 갖고 호남민들에게 진심을 전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에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제 소신대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면서 “일단위로 변동되어지는 지지율보다는 제 마음의 소신대로 국민들과 잘 대화하면서 그렇게 걸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제15차 광주 촛불대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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