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변론 끝…3월10일 선고 유력

박 대통령 의견서 통해 "사익 추구한 적 없다"

입력 : 2017-02-27 오후 8:38:36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오는 3월13일 전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대리인단이 27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변론종결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이 사활을 걸고 막판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마라톤 변론이 이어지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재판부는 단호했다. 이에따라 헌재는 이정미 재판관(소장 권한대행) 퇴임 전 마지막 평일인 10일 특별기일을 잡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10명이 넘는 변호사가 각각 최후 진술에 나서는 등 인해전술을 폈다.
 
 
국회탄핵소추위원단은 “박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 법제사법위원장 권성동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피청구인(대통령)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위임한 통치 권력을 공의에 맞게 행사하지 않고, 자신과 밀접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해 잘못 사용했다”며 “헌재가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을 통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결코 부끄러운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국회 측 황정근 변호사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고 중대하게 위배했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법상 국회 법사위의 조사절차는 재량 사항이고, 국회가 소추사유를 하나의 안건으로 묶어서 의결해도 위법한 것이 아니다”라며 “국회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재된 공소장 등을 근거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300명 각자가 헌법기관으로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적법하게 의결한 것”이라고 대통령 측의 탄핵소추 위법성 주장을 반박했다. 또 그는 “국민들 다수는 대통령에 대해 직접선거로 부여했던 정치적인 신임을 과감하게 거두었다”고 주장했다.
 
이용구 변호사는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과 성실직책 수행의무에 대해 최후 진술하면서 “(세월호 사건에서) 대통령의 잘못은 죽어가는 국민을 구하지 게 아니라 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아예 구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국민을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받을 수 없게 됐다”며 “이 사유 하나만으로 대통령은 파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 변론기일에 불출석한 박 대통령은 대표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가 대신 읽은 의견서를 통해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국내외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에서 불찰로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통령에 취임한 후 단 한 순간도 개인적인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바른 정치를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또 "20년간 정치하면서 부정과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면서 "경제 부흥·국민행복·문화융성·통일기반 조성 위해 노력했고, 국민을 배신하지 못하는 신념 아래 국정 과제 하나하나를 직접 챙기면서 국정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어떤 상황이 오든 소중한 대한민국과 갈라진 국민 마음을 모아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망각은 있을 수 있어도 선의를 왜곡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측근 잘못을 막지 못한 도의적이고 정치적 책임을 질 뿐이다. 헌법을 중대하게 손상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일부 헌법 위배가 있었다 해도 구체적으로 헌법질서를 역행하려는 적극적 의사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려이 심기일전 해서 곤란한 시국을 수습하고 희생할 기회 주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탄핵소추안을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표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탄핵소추사유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확신한다”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은 뇌물이 아님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추사유에 나타난 일부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고의적, 악의적으로 최서원을 지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통상 민원으로 알아서 그와 같은 의견제시·추천·권유 등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대통령 대리인들은 개별 탄핵소추사실별로 의결을 하지 않았다며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절차가 위법해 각하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 재판관 8인체제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변론을 끝으로 재판관 회의를 뜻하는 평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이르면 이번 주 후반 탄핵심판 선고일을 지정하는데, 다음 달 13일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기 전인 3월10일쯤 선고가 유력하다.
 
2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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