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삼성생명(032830)의 미지급 자살보험금 지급 결정에 한화생명(088350)도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지급 결정을 한 상황에서 한화생명만 남아 있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도 자살보험금 지급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의 결정 시안은 오는 8일 열리는 금융위 전으로 빠르면 이번 주에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사실상 자살보험금 전액 지급을 결정하면서 한화생명도 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전액 지급이 예상되는 이유는 재해사망이 포함된 상품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영업정지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보장성보험 상품 주계약과 특약에 재해사망보험금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보장성 보험 2개월 영업정지나 마찬가지다.

 

특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응으로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2개월간 보장성보험을 판매하지 못하면 당기순이익은 물론 지급여력비율(RBC)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른 전속설계사 채널의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화생명은 빅3 생보사 중에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 비중이 가장 커 영업정지로 보장성 보험 판매가 정지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0.4%까지 떨어진 상황이라 2달 동안 보장성 보험 판매가 중단되면 RBC비율은 200% 아래까지 떨어질 수 있다. 

 

그간 한화생명의 행보를 봐도 지급 결정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생명은 빅3 생보사 중 교보생명이 부분 지급이라는 결정을 한 뒤 곧바로 부분 지급을 결정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자살보험금뿐 아니라 그동안의 행보를 봐도 한화생명은 삼성생명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삼성생명마저 지급을 결정하면서 한화생명이 버틸 동력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빠르면 2일 이사회를 열고 늦어도 3일까지는 이사회를 통해 자살보험금 전액 지급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의 결정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매달 격주로 수요일마다 열린다. 금융위가 열리기 직전 주 금요일에 소위원회가 열려 금융위에 올릴 안건을 결정한다. 금감원이 제재조치안을 소위원회에 서둘러 제출하면 오는 3일 소위원회가 열리고 8일 금융위가 열릴 것으로 보여 한화생명은 담주초까지 지급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직 자살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생명이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은 이자를 포함해 1050억원으로 빅3 생보사 중 가장 적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