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시장 선점 경쟁 심화

동국제강·포스코강판 공격적 투자

입력 : 2017-03-02 오후 3:37:18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조선·건설업 등 주요 철강재 소비 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 가치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늘리기 위해 컬러강판시장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컬러강판 연간 생산량이 205만톤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199만톤), 2015년(189만톤)에 비해 각각 6만톤, 16만톤 생산량이 증가했다.
 
컬러강판은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건축 내외장재로 널리 쓰이는 철강제품이다. 아연도금강판을 다시 착색도장라인(CCL)을 거쳐 프린팅 또는 필름 등을 부착하여 강판에 색깔이나 패턴을 입히는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컬러강판 시장의 왕좌는 동국제강(001230)이 지키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22일 기준 컬러강판 누적 생산량 1000만톤을 돌파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9개인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연내 총 10개까지 늘려 현재 4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컬러강판은 동국제강 전체 매출의 15% 가량을 차지해, 봉형강(약 37%)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이 많은 제품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과 엄격한 품질관리로 컬러강판 1000만톤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컬러강판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더욱 견고히 다져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강판(058430)도 컬러강판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390억원을 투자해 연산 6만톤 규모의 CCL 구축을 결정했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포스코강판의 컬러강판 생산라인은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어나, 총 생산 규모는 40만톤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현재 업계 2위인 동부제철(연산 45만톤)과 비슷한 규모다. 또 이에 따라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컬러강판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동부제철(016380)은 아직 업계 2위를 지키고 있지만 현재 위치를 지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5년 워크아웃을 겪는 등 어려움을 겪은 동부제철은 아직 경영정상화 과정이 진행 중이다. 공격적 투자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아제강(003030)은 연산 20만톤 규모의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추가 설비 투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최근 미국의 유정용 강관업체 두 곳을 인수하며, 본업인 강관 부문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강관은 세아제강 전체 매출의 90%에 달하는 주력 제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 등 컬러강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컬러강판의 수요처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 컬러강판 연간 생산량이 205만톤을 기록했다. 사진은 동국제강 컬러강판이 쓰인 냉장고. 사진/동국제강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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