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훈풍에 힘입어 코스피가 2100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이 예상보다 시장 친화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단기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에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계속해서 고공행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책 기대감 이외에도 미국의 경제 회복 자신감이라는 든든한 두 가지 이슈가 증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이날 국내 증시 상승의 최대 요인이 트럼프발 훈풍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미 증시 급등세가 지속되고 트럼프 기대감이 이어진다면 국내 증시 역시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1조달러에 이르는 인프라 투자, 중산층 세금 경감, 투자 증가 등의 정책이 국내 증시에까지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 일본의 경제 회복 역시 국내 증시 상승을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7개월째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일본의 설비투자도 2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유로존의 제조업 경기 역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원자재 가격 역시 상승하면서 신흥국 수출도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씁쓸한 것은 이렇게 대외적 이슈들이 증시 상승을 돕고 있는 가운데,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은 대부분 국내 이슈들이라는 점이다.
이번달 중순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서도 엇갈린 분석들이 나오고 있어 증시에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탄핵심판이 기각될 경우 증시 불확실성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드 배치로 인해 엔터, 화장품, 항공주들이 일제히 타격을 받은 가운데 이번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은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물론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글로벌 경제 회복과 미국의 정책 기대감 등의 대외 훈풍이 코스피에 한줄기 봄바람이 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언제쯤 국내증시도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정책 기대감으로 미 증시와 같은 시원한 랠리를 펼칠 수 있을까?
우성문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