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지분 매각, 시나리오 따른 국내 반도체주 득실은

SK하이닉스 인수시 수혜 기대감…중국 기업 인수시 부정적 영향 예상

입력 : 2017-03-02 오후 4:21:34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부 지분을 전량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국내 반도체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가 도시바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관련주의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도시바는 자본잠식 위기를 탈피하고자 반도체 사업부 지분을 전량 매각해 최대 2조6000억엔(한화로 약 26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착수한다. 도시바는 3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핵심사업인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부 분사를 확정한 뒤 5월 중순까지 우선협상자를 압축해 7월 주총 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올해 내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소식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시장 재편 기대감이 일면서 관련 대형주들이 들썩이는 중이다. 2일 삼성전자(005930)는 2.14%, SK하이닉스(000660)가 3.33%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를 과연 어느 업체가 인수하느냐다. 현재 인수 대상자로는 SK하이닉스,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애플, 대만 팍스콘, TSMC, 중국 칭화유니그룹,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산업혁신기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예상 기업수가 다소 많은 편이지만 도시바가 자금력과 1년 내 매각, 고용 유지 등의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이를 만족시킬 업체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사업부 인수 가능성이다. 최근 SK그룹의 인수합병(M&A) 행보와 더불어 경쟁사인 웨스턴디지털과 비교할 때 자금 여력이 양호하다는 점이 도시바 사업부 인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SK하이닉스는 단번에 세계 2위 업체로 도약해 시장지배력을 키우게 되고, 또한 도시바의 컨트롤러 기술을 확보하게 돼 중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가 SSD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킬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미 일본 도시바에 삼불화질소(NF3)를 공급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는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수 있는 등 국내 소재업체들에는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시장영역 확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미국 업체가 인수할 경우 국내 업체들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정 연구원은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하게 되면 자금조달 이슈와 메모리 반도체 경영 문제 등으로 '승자의 저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애플이 인수하게 되면 중립적 이슈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 가장 피해야할 시나리오는 중국 기업이 인수할 경우다. 이 연구원은 "중국 칭화유니그룹과 대만TSMC, 팍스콘이 인수하게 될 경우 새로운 경쟁자 진입으로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같은 상황이 관련기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종 결정시 일본 정부 의지와 일본 내 정서적 측면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정 기업에 유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수 시나리오 변수 확대로 인수 가능성이 원점으로 회귀했다"며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기존 반도체 기업 주가에 대한 영향력이 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일본 기업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부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반도체 관련주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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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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