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중국 소비재 폭락…"당분간 반등 어렵다"

"아모레퍼시픽 하루만에 시총 2조 날라가"
"이슈 지속되는 동안 추세적 상승 힘들어"

입력 : 2017-03-05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2조원 넘게 사라지는 등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주가가 무더기로 급락했다.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여행 상품 판매를 모두 중단케 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끼쳤다. 증권가는 사드 이슈 종결 전까지는 반등이 어려운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5일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드 사안이 아직 끝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 언제 마무리 될지 아니면 더 큰 조치가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이 계속 진행될 때 주가는 추세적인 상승은 어렵고 단기적인 반등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중국 관광당국이 베이징 여행사들을 소집해 구두 지시로 한국여행 상품의 판매 중지를 요구하면서 3일 중국 소비 관련 주들이 무더기로 급락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전거래일 대비 3만6500원(12.67%) 하락한 25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LG생활건강, 잇츠스킨, 클리오 등 화장품주들의 주가도 각각 8.22%, 7.09%, 4.04%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화장품주만 급락한 것이 아니다. 면세점 관련주인 호텔신라도 13.10% 급락했다. 신세계(-4.9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4.93%)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파라다이스(-13.27%), GKL(-7.98%)과 같은 카지노주들도 급락했다. 이와 함께 여행주인 하나투어(-5.29%), 모두투어(-1.31%)도 주가가 밀렸으며 엔터주인 에스엠(041510)(-5.29%), 와이지엔터테인먼트(-3.42%), JYP Ent.(-1.60%)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중국 소비주에게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상품 판매 중지로 인해 이제 중국인들은 개별여행으로만 국내로 방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숫자가 크게 감소한다는 뜻이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전체 입국 여행객 1720만명 대비 중국인 입국객은 804만명으로 46.7%를 차지했다”며 “중국인 중 약 45%가 단체관광객으로 추정되는데 이번 이슈로 인한 산술적 피해 노출도는 전체 입국 대비 2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행객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최악 수준의 규제"라고 덧붙였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들의 한국방문은 개별여행만 가능해졌는데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방문객의 감소가 예상된다”며 “전체 중국인 방문객의 60%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감소로 인해 국내 면세점, 화장품, 카지노 등의 업체들의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영옥 연구원은 “면세점 업종의 경우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이슈로 업황은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화장품 업종의 경우 브랜드들의 면세점 채널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말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면세점과 외인카지노의 경우 중국 매출 기여도가 약 70%와 50%로 부정적인 상황”이라며 “화장품은 지난 1월 중국 전세기 운항 철회 이슈, 이번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처분 등의 이슈로 상반기 동안 실적 하향 조정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한 소비주의 주가 급락은 한 두번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국정부는 한국의 한공사가 신청한 전세기 운항을 불허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선정에서도 한국 업체를 빼기도 했다. 또 금한령과 같은 한류 금지령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는 중국의 사드 이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만큼 관련주 투자에 대해 신중해야 된다고 조언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일본과 중국의 영토 분쟁 당시보다 중국 내 여론이 심각한 상황으로 파악된다”며 “이 부분이 진정될 때까지는 이슈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이 전면적으로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실제적으로 기업들의 매출이나 이익 감소가 있을 것”이라며 “이슈가 사라질 때까지는 멀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사진은 한국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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