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해 말 '반짝' 반등으로 여겨졌던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가격이 올해 들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선두업체들의 가동이 지연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DI는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핵심 원료로 인조가죽, 신발, 가구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톤당 4000달러를 밑돌던 TDI 스프레드(TDI와 톨루엔 가격차)는 2월 넷째주에 4139달러를 기록했다. TDI 스프레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손익분기점(약 1800달러)을 밑돌며 국내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10월 들어 톤당 7373달러까지 치솟으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바스프 등 글로벌 선두업체의 설비 이상으로 30만톤 이상을 담당하던 공장이 가동을 멈춘 영향 때문이었다. 일본 미쯔이케미칼도 지난해 초 TDI 설비를 영구 폐쇄키로 하면서 동남아 시장에서 국내 업계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 이후 바스프가 올 1분기에 TDI를 정상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프레드는 다시 하락했으나, 최근 지연될 조짐과 함께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바스프가 정상가동 시기를 2018년으로 발표하면서 TDI 공급부족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뜻밖의 호재를 접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TDI의 글로벌 연간 생산량은 약 250만톤, 소비규모는 216만톤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한화케미칼(009830)이 15만톤, 한국바스프 16만톤,
OCI(010060)가 5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2014년 인수한 KPX화인케미칼(한화화인케미칼)을 본사로 흡수합병했고, 지난해 TDI 등 주력제품의 시황 개선에 힘 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써냈다.
다만, 인도가 최근 한국산 TDI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면서 국내 업계의 수출전선에는 이상기류가 발생했다. 인도 상공부 산하 반덤핑사무국은 지난해 10월 현지 TDI 생산업체인 GNFC의 제소에 따라 중국, 일본, 한국산 TDI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국내 제품의 인도 TDI 시장점유율은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다. 한화케미칼은 생산물량의 약 90%를, OCI는 약 70%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인도 수출비중이 크지 않아 당장 타격은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OCI의 경우 전체 수출물량 중 인도 비중은 2~3% 수준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톤당 4000달러를 밑돌던 TDI 스프레드(중국 내수 TDI 가격에서 톨루엔 가격을 뺀 것)는 2월 넷째주에 4000달러를 넘어선 4139달러를 기록했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사진/한화케미칼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