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최근 호조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출과 내수 간 경기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경기는 수출 회복세의 지속 추이에 따라 회복세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당분간 수출-내수 간 경기 디커플링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후 수출 경기 회복세 지속 여부에 따라 '경제회복'과 '내외수 복합불황'의 두 국면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경제성장률과 경기지수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내수부진으로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둔화하고 있지만 경기 선행지수는 장기간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도 최근 상승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경제성장률과 경기지수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수출경기는 호조세지만 내수부문은 침체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은 작년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작년 11월 2.3%, 12월 6.3%, 올 1월 11.2%, 올 2월 20.2%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대 중국 수출은 작년 11월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증가폭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중 수출액 증가율은 작년 11월 0.2%, 12월 9.7%, 올 1월 13.4%, 2월 28.7%다.
또 지난달에는 대 아세안 수출이 31.2%의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고, 대 미국 수출은 1.7% 증가, 대 EU 수출은 27.5% 증가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은 회복세가 미약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비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에도 물가 불안과 소비심리 위축 등이 회복을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작년 11월 3.2%, 12월 1.8%로 증가율이 꺾였다. 이는 12월 내구재 소비 판매가 감소세를 기록한 영향이다. 올 1월에는 내구재 소비가 소폭 증가세로 전환되며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이 4.0%을 기록했지만 아직 뚜렷한 회복세라고 판단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고용시장 불안도 소득 감소와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구매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고용시장 전반의 지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제조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경제의 고용창출력이 붕괴될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올 1월 실업률은 3.8%로 1년 전 3.7%보다 높아졌으며 제조업의 취업자수 증가분은 작년 7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연구원은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앞으로의 수출 회복세의 전개 방향에 따라 우리 경제가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이루거나 내외수 복합불황에 빠질 수 있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출경기 회복세가 강화하면 내수로 회복 기조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경기 회복 기조가 진행될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 대두되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 시장 침체 등의 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 경기가 냉각되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경기 회복 안착만이 경제 상황이 개선세로 전환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며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회복이 전체 수출경기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핵심 요인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한 통상 마찰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되 선제적인 대응을 자제해미국 내에서 한미 간 통상 현안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호조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출과 내수 간 경기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경기는 수출 회복세의 지속 추이에 따라 회복세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