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대형 컨테이너 선사 간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해운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공룡선사가 잇따라 등장함에 따라 중소 선사와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독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했다. 함부르크수드의 선복량은 130척, 62만5000TEU로 세계 7위 규모다. 머스크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전 세계 선복의 18.6%를 차지하는 거대 공룡 선사로 재탄생 했다.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CGM은 싱가포르 APL을 인수하면서 선복량 200만TEU를 넘어서게 됐고, 중국 COSCO는 자국 내 CSCL을 합병해 162만TEU로 몸집을 키웠다.
여기에 최근 홍콩의 OOCL도 M&A 시장에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COSCO의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COSCO가 인수하게 되면 CMA-CGM을 제치고 세계 3위 선사로 부상하게 된다.
최근 1~2년 사이 글로벌 선사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은 비용절감을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 선대 규모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사들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일감이 감소하는 가운데 정해진 파이를 놓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정 규모를 갖추진 못한 선사들은 고사위기로 몰리고 있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M&A를 통한 선대 규모를 확대하는 선사들이 늘고 있다. 전남 광양항에서 9만톤급 컨테이너선인 CMACGM Titus호가 싣고 온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잇따른 공룡 해운사 탄생으로 글로벌 상위 10개 컨테이너 선사의 선복량은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다.
20년 전 45%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들 상위 선사들은 미주, 구주 등 수익성이 높은 항로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때문에 상위 그룹에 포함되지 못하는 중소 선사 및 역내 선사들의 일감 확보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정기선 시장은 M&A를 통해 시장 전체가 구조조정 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6~7개의 거대 선사들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소수 거대 선사들이 지배하는 시장의 운임 결정과정에서 선사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