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일동제약(249420) '벨빅'이 지난해 150억원대 육박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약품 비만치료제 중에선 역대 최대 실적이다. 새로운 수입약들도 연이어 출시될 것으로 보여
침체돼 있던 비만치료제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미국 아레나제약으로부터 도입한 벨빅을 2015년 국내 출시했다. 벨빅은 출시 2년만인 지난해 145억원(IMS데이터)의 실적을 올려 비만치료제 1위에 올랐다. 비만치료제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에 비만치료제는 비주류 의약품 사업으로 인식이 높았다. 비만 인구는 많지만 처방 한계로 시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다이어트 관련 시장 규모가 약 7조6000억원에 달하지만 비만치료제 시장은 약 800억원에 불과하다. 제약업계 대형약물로 평가받은 100억원대를 넘는 비만치료제도 전무하다.
비만치료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남용할 경우 약물중독, 자살충동, 기분장애 등 인체에 심각한 위해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의료진은 환자 상태에 따라 엄격하게 비만치료제를 처방한다. 최장 3개월만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벨빅이 선전하자 비만치료제들이 전체적으로 매출이 상승하는 등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장기간 처방 시에 대규모 임상자료를 제시해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경쟁사들도 약효와 안전성이 검증된 해외 비만치료 신약들을 국내 선보이고 있다.
광동제약(009290)은 '콘트라브'를 지난해 6월 출시했다. 콘트라브는 6개월만에 2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달 4억원씩 팔렸다는 계산이다. 콘트라브는 미국 오렉시젠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제품으로 광동제약이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중견 모 제약사는 '큐시미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큐시미아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은 3개 비만 신약(벨빅 2012년, 콘트라브 2014년, 큐시미아 2014년) 중 하나다.
일동제약은 벨빅 개량신약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벨빅 엑스알은 기존 벨빅의 복용법 1일 2회에서 1일 1회로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이다. 약물을 체내에 서서히 흡수되도록 만들어 1회 복용만으로 약효가 종일 유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벨빅과 콘트라브의 효과로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새로운 비만치료제들이 출시되면 더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이 올해 시무식에서 '벨빅'의 매출 신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개량신약 '벨빅 엑스알'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제공=일동제약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