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가정환경에 따라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결정되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유아기부터 평등한 교육을 누릴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한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달 교원과 학부모, 일반국민 등 총 10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격차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9%가 지역·계층 간 교육격차가 크다고 답했고, 교육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응답자의 67.7%가 소득수준 대비 교육비 투자 차이라고 꼽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는 공공형 사립유치원과 중·고교생 장학제도 도입 등의 내용을 포함한 '교육복지 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8일 발표했다. 그간 정부 차원의 교육복지 정책은 추진됐지만 종합적인 교육복지 정책이 수립된 건 지난 2008년 발표된 '교육복지종합대책' 이후 처음이다.
우선 교육부는 저소득층 자녀의 실질적인 교육기회를 보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립 유치원 수준으로 원비를 낮춘 '공공형 사립유치원'을 발굴해 지원한다. 교육부는 원아 수용률이 낮은 대도시와 인구밀집 지역에 공립유치원을 중심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저소득층 학생이 수준 높은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방과 후 학교와 동아리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교육 수요가 높은 수학·영어를 중심으로 우수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또 초등학교 6학년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장학제도도를 신설한다. 학교장 추천으로 선발된 학생에게는 중·고교 단계에서 기숙사비와 진로상담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고입 사회통합전형은 마이스터고·비평준화 일반고에서도 운영하는 동시에 선발대상을 교육비·교육급여 대상자로 확대한다. 아울러 차상위 계층까지 수능 응시료를 면제하고, 국가교육근로장학금확대와 대학생 행복 기숙사 건립해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교육비와 주거부담을 완화한다.
날로 증가하는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현재 66%에 불과한 특수교사 법정정원은 연차적으로 확대한다. 또 올해 다문화 유치원을 전국에 90개원으로 늘리고, 다문화 학생 밀집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탈북학생들을 위해서는 기초학력 보충교육을 지원하고, 학생·학부모를 위한 진로교육을 강화한다.
이밖에 교육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누리과정의 혜택을 높이는 한편 단계적 유보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교육복지정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관련 법령과 제도 등도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이준식 교육부 부총리는 "경제·사회적 양극화에 대응해 학생 모두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기 위한 교육 지원 정책은 정부 차원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며 "주어진 여건이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 짓는 절대적인 요소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산 한 유치원에서 진행된 입학식에서 어린이들이 율동을 따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