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개편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기존 방송통신에 집중된 낡은 규제 체계를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신산업에 대한 규제로 성장동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온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노멀 시대의 ICT 규제체계 개편'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뉴노멀 시대의 ICT 규제체계 개편' 정책 토론회에서 "국내의 ICT 법제도가 국내외 플랫폼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과 우리 국민 사이에 분쟁 발생시 법의 판단을 구하려면 미국의 지방법원으로 가야 한다"며 "통신·방송·플랫폼 등의 제도를 정비하고 궁극적으로 방송통신통합사업법(가칭)을 제정해 국내외 플랫폼 및 통신 사업자들이 동등한 법체계를 적용받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은 콘텐츠, 플랫폼 등 신산업 분야에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국장은 "통신 시장에서도 포털, 앱마켓 등 플랫폼 기반 부가 통신사업이 보편화되면서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신유형의 금지행위 규제 체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산업 발전 차원에서 또 다른 규제 마련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환정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은 "신규 산업이 나올 때마다 기존 산업과 동일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며 "플랫폼이나 콘텐츠 사업은 빠르게 변하고 있어 규제를 타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양 국장은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는 신산업도 기존 산업과 균등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했다.
윤상필 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은 "요금, 망중립, 단통법 등 각종 규제가 너무 많다"며 "통신 시장에도 규제가 많은데 콘텐츠와 플랫폼 분야까지 규제한다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차재필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진입 규제가 없는 무한경쟁 시장"이라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지금은 규제가 아닌 진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기간 통신사업자의 규제를 바로 신산업에 적용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당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를 동일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맞섰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