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중국 사업 강화…사업부분 신설

하이얼·콩카와 본계약 체결 지연

입력 : 2017-03-1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코웨이(021240)가 중국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굴지의 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중국 법인 사업 반전을 꾀했지만 본계약 목표시한을 넘기며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한 영향으로 중국 시장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올해 초 중국 전담 부서인 중국사업부문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 현지법인과 함께 해외사업본부에 속했지만 개별 분리하면서 중국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게 전개중이다. 지난해 5월과 11월 각각 하이얼, 콩카와 맺은 전략적 판매 강화 양해각서(MOU)의 본 결과물 도출이 늦어지고 있다. MOU체결 당시 2016년 말까지 본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 공언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 제휴에 관한 세부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상반기 안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1위 사업자로서, 내수 시장 포화상태에 직면한 코웨이는 해외 시장 개척에 목마른 상태다. 지난 2013~2014년부터 수익이 나지 않는 일본과 태국 법인 등을 정리하고 성장가능성이 큰 말레이시아와 중국, 미국 법인 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미국법인은 지난해 각각 1430억원, 6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6.3%, 5.2% 증가한 수치다.
 
성장세를 구가 중인 말레이시아 법인과 미국 법인에 비해 중국 법인의 사업 진행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와 2015년 코웨이 중국 법인은 각각 10억원, 29억원의 적자를 냈다. 회사 측은 "투자성 손실의 성격의 적자"라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지난 2002년 중국 법인을 설립하고, 렌탈 비즈니스를 전개했다. 하지만 중국 특유의 정수된 물을 올려놓고 마시는 관수기 문화가 발달해 공략이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코웨이는 중국 사업 전략을 바꿨다. 코웨이의 강점이던 렌탈 비즈니스 사업에서 선회, 코웨이 자체 브랜드가 아닌 중국 주요 브랜드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제품을 납품하는 방식에 일단 주력했다. 중국 소비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 내 저가브랜드들과 경쟁 심화로 한때 주춤했으나 코웨이의 ODM 사업은 코웨이에게는 적지않은 수입원이 됐다. 지난해만해도 해외 ODM (딜러 포함)사업으로 11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에 비해 45.4%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 시장은 ODM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ODM사업이 성장할수록 코웨이의 고민은 커졌다. 자체 브랜드 사업이 결국 코웨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웨이는 다시 중국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중국 법인 전략을 수정했다. 하이얼과 콩카라는 현지 업체와 양해각서를 맺은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생활가전 업계는 코웨이의 본계약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사드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가 재고 숫자를 조절하자고 먼저 제의하는 등 계속해서 중국 상황에 대해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중국 파트너로서는 현지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합작법인보다 현지법인의 형태를 띈 곳에 대해 사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 전략 수정까지도 고려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사드 영향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 "대외적인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웨이는 지난해 5월 하이얼(Haier)과 전략적 판매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제공=코웨이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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