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재무탐정의 자산관리)는 KTB투자증권 원강희 리스크관리실장(상무)과 증권부 김보선 기자가 금융투자의 트렌드를 이론과 실전에 걸쳐 다양하고 쉽게 얘기나누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공모주 투자와 올해 상장을 앞둔 주요 기업들에 대해 살펴봅니다.
공모주는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 가지는 투자처 중 하나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상장을 준비중인 대표적인 기업들을 살펴보면요?
2017년 상반기에는 1조 이상의 대형 공모주의 상장이 다수 예정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상장을 철회했던 호텔롯데를 비롯해서, ING생명, 넷마블, 이랜드리테일, 남동발전 등의 상장이 예정되어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원 이상의 공모주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호텔롯데는 그 중 가장 규모가 커서 작년 공모가 기준으로 4조1000억에서 5조3000억의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외에도 리니지로 유명한 넷마블과 같은 게임업체도 약 2조 규모의 IPO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랜드리테일은 뉴코아아울렛, NC백화점 등의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입니다만, 최근 애슐리, 자연별곡 등의 업체를 운영하는 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임금체불 문제로 상장이 연기된 상태입니다. 이 밖에 사모펀드 MBK가 인수한 보험사인 ING생명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고, 2001년 4월 한국전력의 발전부문을 6개의 발전자회사로 분할하여 경쟁 체제로 변경을 하였는데 이 중의 하나인 남동발전 또한 상반기에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모주 청약은 곧 이익으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요즘엔 상장 후 수익이 지지부진한 종목도 많습니다. 원인이 무엇일지, 공모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일반적으로 공모주는 시장에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주식이고, 투자자들의 기대를 많이 받기 때문에 상장 초기에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운이 좋으면 짧은 기간 안에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 덕분에 공모주 시장은 활황을 이어왔습니다. 마땅한 투자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그나마 안전하고 수익이 높아 보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시장의 인기가 쏠리면 발행회사의 입장에서는 더 비싼 가격에 자기 주식을 상장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이렇게 점점 발행가가 높아지면 어느 시점에서는 투자자들이 불안을 느끼게 되고, 작년 하반기처럼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최순실 사태 등 대외 악재가 발생하는 것을 계기로 열기가 순식간에 식기도 합니다. 즉, 공모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들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오히려 다른 투자자들과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 수익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공모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적정 공모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을까요.
결국 상장을 원하는 발행사와 이를 시장에 판매하는 증권사와의 협상을 통해서 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발행사는 좀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상장하고 싶어하고, 증권사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 좀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판매하고 싶어 합니다. 요즘은 기존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의 각종 가격지표와 비교하여 상대적인 가격을 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를 들어 발행하려는 회사의 최근 주당이익이 2000원으로 계산되었고, 비슷한 회사의 주식이 거래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0이라면, 상장되는 주식의 가치가 2만원 정도라고 보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협상을 통하여 희망 주식 가격 밴드를 정하게 됩니다. 즉 수요예측을 통하여 가격이 1만8000원에서 2만원 사이에서 결정이 되면 상장을 하기로 발행사와 증권사가 합의를 하는 것입니다. 수요예측이란 일반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판매하기 전에 주식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투자자들로부터 먼저 청약 신청을 받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최종 공모가격을 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도 비슷한 기준으로 가격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장예정 회사의 '주당 순이익의 5년이상 평균 X 비교 대상 기업의 평균 PER'을 구해보고 여기에 해당 기업의 성장성을 감안하여 프리미엄을 주거나 할인을 해보시면 공모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감을 잡을 수가 있겠습니다.
지난해 호텔롯데가 그룹 리스크에 상장이 연기되는 등 변수도 많습니다. 기업뿐 아니라 거래소에서도 정량적 IPO 실적에만 초점을 둔 결과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떠안기는 경우가 많은데, IPO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까요.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증권회사의 실사의무(Due Dilligence)를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례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증권회사가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이들 기업을 평가하여 상장시키라는 의미에서 정해진 일정 기간 안에 공모주 투자자가 환매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 환매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정해진 공식에 따라 공모가의 90% 이상에서 환매를 해 주도록 하는 규정을 새로 도입하였습니다. 하지만 증권회사가 모든 위험을 떠안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증권회사가 모든 위험을 떠안고 투자자들에게는 위험이 없다고 하면, 우선 증권회사가 요구하는 수수료가 매우 비싸질 것이고, 두번째로는 공모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엄청나게 커져 결국 수익률이 은행예금 수준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결국은 투자자들이 스스로가 공부를 하여 적절한 가격에서 투자를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공모주 투자에 적합한 우량주를 고르는 안목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세요.
공모주 시장은 과열과 침체를 반복해 왔습니다. 공모주 시장은 그 특성상 평소에는 지나치게 싸지도 않고 지나치게 비싸지도 않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모주의 가격도 시장이 과열되면 같이 비싸지고, 침체되면 같이 싸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청개구리 투자 방법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남들이 외면할 때 사고, 남들이 열광할 때 파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팁은 수요예측의 결과를 눈 여겨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 청약경쟁률 및 의무보유기간이 얼마나 긴가를 보시기 바랍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스스로 의무보유기간을 정하도록되어 있고, 의무보유기간을 길게 설정할 수록 물량을 많이 배정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무보유기간이 길다면 기관투자가들이 확신을 갖고 더 많은 물량을 원하는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뉴스는 2017년 3월14일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