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연준이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보인 모습이 완화적이었다며 향후 급격한 긴축 시그널이 나오지 않는다면 글로벌 증시에도 악재보다 호재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연준, 올해 추가 2차례 금리 인상 예고…"예상보다 완화적"
15일(현지시간) 3월 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옐런 의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75~1.00%로 0.25%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첫 금리인상이며 10년 사이 세번째 금리인상이다.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됐던 가운데 시장이 이번 회의 결과에서 가장 주목했던 것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알 수 있는 연준의 점도표다. 특히 회의에 앞서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전문가들은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이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에상했다. 그러나 연준은 연내 추가로 두번의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시사했는데 이는 지난 12월 점도표와 변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성명서 발표 이후 자넷 옐런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근원인플레이션이 낮은점과 임금 오름세가 느린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는 했으나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라만 스리바스타바 스탠디쉬멜론 수석 연구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둘기파적이였다”고 전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이 된 이후 증시는 연내 3차례에서 4차례로 인상 횟수가 늘어날지를 가장 우려했는데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히 점진적임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 심리 강화
국내외 전문가들은 더 이상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 자체가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 악재가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옐런 의장의 발언처럼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 회복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을 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리 인상이 발표된 직후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으며 코스피 0.80% 오른 2150.08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매파적 신호가 나오지 않는 한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불확실성 해소로 실적 등 펀더멘털에 집중할 시기가 왔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자신감을 얻은 반면, 금리인상 기조는 여전히 점진적임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제 국내 주식시장은 궁극적으로 펀더멘탈 호전이 재조명될 단계로 들어섰으며 올해 코스피 기업 이익이 지속 개선되는 이익모멘터을 근거로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달러 약세 심리가 강화되는 것 역시 국내 증시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는 호재라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달러 약세 재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눌려있던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반등에 이어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난다면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연내 금리인상 횟수와 시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향후 두차례 금리 인상이 6월과 9월에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9월과 12월에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HMC투자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은 3개월 만에 이뤄져 연내 최대 세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지만 올해 두 차례 더 이뤄지는 데 그칠 것"이라며 "그 시점은 9월과 12월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올해 네 번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레이더의 경우 “옐런 의장은 미리 지표를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표에 따라 행동에 나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여전히 올해 4번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