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화이자제약의 금연치료제 '챔픽스'가 지난해 500억원대 육박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금연 정책의 수혜를 입어 불과 3년만에 매출이 7배가 올랐다. 단숨에 전문의약품 순위 20위로 뛰어올랐다.
19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MS헬스케어 데이터에 따르면 화이자제약 챔픽스의 실적은 지난해 488억원으로 전년(241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챔픽스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바레니클린 성분의 전문의약품이다. 바레니클린 성분이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면서 흡연 욕구를 줄여주는 제품이다. 출시 초기에는 연 10억원대 저조한 실적에 그쳤다. 자살이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의료진과 환자에게 외면받았다. 2014년에는 60억원대를 기록했다.
정부가 2015년 금연 정책을 시행하면서 챔픽스의 실적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정부는 금연치료를 희망하는 흡연자의 금연치료제 본인부담금을 20%까지 낮췄다. 12주간 챔픽스를 처방받으면 기존에는 30만원을 내야 했다. 현재는 9만원 정도만 내면 챔픽스를 처방받을 수 있다. 화이자제약이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챔피스에서 정신질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소비자의 불안을 불식한 것도 매출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나머지 금연치료제와 금연보조제는 실적이 감소했다. 챔픽스 쏠림 현상 때문으로 보여진다.
한독(002390) '니코스탑'의 실적은 지난해 23억원으로 전년비 38% 감소했다.
한미약품(128940) '니코피온'은 12억원으로 전년비 69% 줄었다. 노바티스 '니코틴엘'과 GSK '웰부트론'이 16억원으로 전년비 각 20%씩 감소했다. 나머지 제품들은 1억원 미만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져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흡연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금연치료제 약값 지원에 따라 챔픽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금연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챔픽스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챔픽스의 복제약을 출시하기 위한 복제약 개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