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화이자제약의 금연치료제 '챔픽스'가 정부의 금연 정책의 수혜를 입어 초대형약물에 등극했다. 올해 5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25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IMS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문의약품 금연치료제와 일반의약품 금연보조제(껌, 패치 등) 시장은 300억원으로 전년(215억원) 동기 대비 3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시장 1위는 화이자제약의 챔픽스로 252억원이 팔렸다. 전년(122억원)비 무려 107% 성장했다. 올해 전체 의약품 순위 15위권 안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챔픽스는 2007년 국내 출시됐지만 연 매출이 40억원대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지난해 2월 금연 정책을 시행하면서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금연상담료, 금연치료 의약품 및 약국 금연 관리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금연치료에 참가하는 흡연자의 금연치료제 본인부담금은 20%로 줄었다. 12주간 챔픽스를 처방받으면 기존에는 44만6070원(12주 기준)을 내야 했다. 본인부담금이 20%로 줄어 8만8990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는 정부에서 지원한다. 담배값 인상 부담과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흡연자들이 크게 늘어나 챔픽스 실적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금연치료제와 금연보조제는 실적이 대체로 감소했다. 챔픽스 쏠림 현상 때문으로 보여진다.
한미약품(128940) 금연치료제 '니코피온'은 올 상반기 7억원으로 전년비 78% 감소했다.
금연보조제의 경우 존슨앤드존슨 '니코레트'는 18억원으로 전년(17억원)비 2% 성장에 그쳤다.
한독(002390) '니코스탑'은 11억원으로 전년(23억원)비 50% 실적이 감소했다. 노바티스 '니코틴엘'의 실적은 8억원으로 전년(5억원)비 63% 줄었다. 나머지 제품들은 1억원 미만을 기록했다.
금연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금연치료제·보조제의 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금연치료제 전면급여화를 추후 실적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금연치료제는 비급여 제품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사업비 형태의 정액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만 국내사들이 챔픽스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서 관심사다. 7개 국내사들은 챔픽스 복제약을 출시하기 위해 연이어 화이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특허소송이 진행 중이다. 국내사가 최종 승소시에는 2020년까지 남은 특허존속기간을 깨고 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금연치료제가 새로운 유망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10여개사가 챔픽스 복제약 개발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금연치료제 영업·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