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조사 D-2…검찰 긴장감 최고조

서울중앙지검 청사 보안 강화…질의·문답 등 '리허설'도

입력 : 2017-03-19 오후 2:47:47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21일 오전 9시30분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를 이틀 앞둔 주말 서울중앙지검 청사 보안을 강화하고 질문과 조사 방법 등을 다듬는 등 초 긴장상태를 이어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검사들과 수사관들은 주말인 18일과 19일에도 출근해 야간까지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한 전열을 최종 점검했다. 비록 파면돼 자리에서 물러난 '민간인 신분'이긴 하지만 불과 이달 초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했던 전직 대통령인만큼 검찰로서도 경호 등 조사 외 여러 사항을 확인하느라 시뮬레이션에 리허설까지 하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검찰은 21일 당일 사전에 출입신청서를 제출한 언론인을 제외하고 서울중앙지검 진입을 막고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 출입은 전면 통제한다. 이미 주말부터 청사 경호를 강화해 진입하려는 사람과 차량 점검을 하고 있다. 20일에는 오후 9시까지 개인 주차 차량을 포함해 전 차량을 퇴거시키는 등 보안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는 만큼 문제가 될 사안은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서쪽에 있는 대검찰청 청사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진술 확보를 위해 수백 개에 달하는 질문을 만들고 순서를 조정하며 막판 다듬기에 들어갔다. 지난 특수본 1기 수사 자료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가 토대다. 지난 17일 특수본 관계자는 "지금도 질문을 만들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소환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시간을 쓴다는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은 식사 시간 등을 제외하고 최소 15시간에서 20시간 넘게 '밤샘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은 17시간여,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포토라인에 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답한 뒤 곧바로 중앙 출입문을 통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다. 박 전 대통령이 자기 혐의에 대한 질문에 상세하게 답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원론적인 답을 하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나 노승권 1차장 검사와 잠시 만나 차를 마신 뒤 7층 형사8부(부장 한웅재) 영상녹화조사실이나 10층(부장 이원석) 특수1부 검사실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까지 아직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검사와 조사실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수본 1기 수사때 전면에서 수사를 지휘했고,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범들에 대한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나 이원석 특수1부장검사가 유력하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이전 태도처럼 특수본 1기와 특검이 공소장에 적시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신문조서를 읽고 본인의 진술을 확인한 뒤 서울중앙지검 1층으로 다시 내려오게 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향하기 위해 출입문에 나와서도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차를 타고 완전히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오면 이날 소환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파면된 이후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면서 특별한 예우를 요구할 권리도 계획도 없다고 강조하는 등 종전 태도와는 달리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파상 공세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 검찰 논리에 대응하기 위해 차분히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18일 삼성동 자택을 방문해 6시간 정도 검찰조사에 대한 법리검토와 방어책을 세웠고 청와대 관계자 등도 자택을 드나들며 검찰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했다.
 
박 전 대통령이 조사 받는 동안 조사실에는 유 변호사와 또 다른 변호사가 교대로 입회할 가능성이 높다. 사건 초기부터 박 전 대통령을 변호해 온 유 변호사는 특수본1기 수사-특검팀 수사-탄핵-특수본 2기 수사를 거치는 동안 박 전 대통령을 방어하기 위한 법리검토를 해왔다.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할 때는 유 변호사를 포함한 변호인단 9명이 모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게 될 포토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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