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해운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몸집을 크게 불렸다. 벌크선에 이어 최근에는 컨테이너선까지 사업 영역도 확장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14일 STX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SM그룹을 선정했다. STX는 에너지와 원자재 수출입 사업을 하며, 선박 유지 보수업체인 STX마린서비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SM그룹으로서는 STX 인수를 통해 물동량 확보와 해상운송서비스, 선박 관리까지 해운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SM그룹은 짧은 기간 공격적인 M&A를 통해 몸집을 불렸다. 법정관리 등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중소 규모의 알짜 기업들이 주요 인수 대상이다. 지금까지 인수한 진덕산업과 남선알미늄, 우방, 신창건설, 성우종합건설, 동아건설산업, 삼선로직스 등이 모두 법정관리 중인 기업들이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이들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SM그룹도 함께 성장했다. SM그룹은 약 10년 만에 매출액이 7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순이익도 5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다만 계열사 간 지분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한 계열사의 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사업 영역도 넓어졌다. 벌크선에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이달 초 SM상선 출범을 통해 컨테이너 영역으로 확장했다. 4위 규모의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10위권인 삼선로직스를 합병하며 국내 2위인 에이치라인해운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1위인 팬오션과의 격차는 크지만 2위 경쟁은 해볼만 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최근 중국이 철광석과 석탄 등 벌크 화물 수입량을 늘리면서 대한해운과 대한상선(옛 삼선로직스)의 실적을 더하면 2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컨테이너 분야에서는 한진해운의 노선과 자산 등을 인수한 SM상선이 이달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SM상선은 한진해운의 핵심인 미주·아주노선 영업망과 광양·경인 터미널 등 자산 그리고 영업인력들을 흡수해 설립됐다. 현재 6500TEU급 8척과 4300TEU급 1척, 1000~1700TEU급 3척 등 총 12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까지 21척으로 선대를 확충하고 12개 노선을 구축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컨테이너 선복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해운 얼라이언스 없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기존 노선과 해외 영업인력 채용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이라면서도 "후발주자인 SM상선이 얼라이언스 없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신선대 부두에 접안해 있는 SM상선 SM도쿄호의 모습. 사진/SM상선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