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박성준 펀다 대표 "소상공인 살리는 P2P금융 차별성에 역점"

자영업자 '건실성' P2P금융사 강점 작용…"사회 공헌성 펀딩 개발 확대할 것"
'펀다등급'·'세이프플랜'등 리스크관리 강화…"표면 수익률 낮추고 안전성 제고할 것"

입력 : 2017-03-2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국내 P2P(peer to peer)금융 시장이 신규 투자처로 소비자들에게 각광받으면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P2P금융권을 연구하는 크라우드연구소의 P2P 금융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P2P 누적대출 규모는 70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말 393억원으로 조사된 누적 대출 규모와 비교해 1년사이 약 18배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한 모습이다. 현재 P2P금융이 개인 신용대출과 부동산 P2P대출로 양분화된 상황에서 틈새시장인 자영업자를 전문으로 하는 P2P금융사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영업 전문 P2P금융사 '펀다'는 지방자치단체와 사회복지를 지원하는 펀딩 상품을 출시하면서 업계의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박성준 펀다 대표이사는 "우리의 기술로 자영업자에게 혁신적인 자금 지원의 기회를 제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소상공인 지원과 사회복지 지원 투자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박성준 펀다 대표를 <뉴스토마토>가 만나 P2P금융시장의 대한 현황과 전망, 펀다만의 경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자영업자 전문 P2P금융사 펀다는 어떤 회사인가.
 
펀다는 국내 유일의 '자영업자 전문 P2P 금융 플랫폼'으로 상점의 과거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미래 매출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건실한 상점을 엄선해 10% 초반의 중금리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을 살리면서 P2P금융사로서의 차별성을 보일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펀다(FUNDA)라는 사명은 FUND+Analysis의 합성어로, 펀다가 다른 P2P 금융사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대상(자영업자)에 대한 데이터 분석력이다. 펀다는 카드사, VAN사, POS사 등 다양한 기관들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상점, 상권, 업종 등 다양한 자영업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자영업자에게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되는 혁신적인 자금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국P2P 금융협회 부회장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작년 4월 첫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280여 상점에 연평균 11.4%의 금리로 15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자에게 연결했다. 
 
-주요 영업대상을 자영업자로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P2P금융사는 돈을 필요로 하는 차주를 분석하는 심사 방법에서의 기술적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전통적인 금융사들과 차별화된 강점을 명확하게 키워나가야만 스타트업을 넘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펀다는 전통적인 부동산 담보,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개인들보다 '일매출이 발생하는 자영업자'에게서 새로운 데이터를 획득하고 분석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상점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매출 데이터나 고객들의 방문 빈도를 수집해서 분석해보면 자영업자의 건실성을 새롭게 판별하는 기술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특히 펀다는 창업 전 4년간 상점의 POS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관리 리포트를 상점주에게 제공하는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카드사, VAN사, POS사들과 다양한 제휴를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상권 살리기 등 사회공헌성 상품이 인상적인데 앞으로의 계획은.
 
펀다는 P2P 금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 공헌성 펀딩도 진행해오고 있다. 작년 말 서초구청과 함께 강남대로 노점상들의 푸드트럭 전환 자금 마련을 위한 펀딩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익선동 상권의 젠트리피케이션에 방지하기 위한 한옥 구매자금 펀딩, 창업에 꿈이 있는 사람들에게 무자본 외식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펀다 창업 프로젝트-무자본 외식 창업 오디션'을 진행했다. 특히 무자본 외식 창업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우승자 3인의 창업 자금은 이 달 말 첫 펀딩을 앞두고 있는데, 향후 더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들과 제휴해 자본이 없어도 준비된 예비 외식창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P2P금융사의 부실위험 지적이 나오는데 특별한 리스크 관리 비결이 있나.
  
최근에 펀다는 투자자들의 투자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성과들을 냈다. 작년 11월에는 채권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데이터 머신러닝을 통한 심사 알고리즘을 고도화 한 '펀다등급'을 발표했다. 펀다등급은 상점의 매출, 신용, 한도 등을 분석한 정량적 평가와 차주와의 대면 인터뷰를 통한 심사역의 정성적 평가가 병행된다. 대출 후에는 동사가 자체 개발한 '펀다 에이전트(FUNDA Agent)'를 통해 상점 POS의 실시간 매출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간 매출 데이터를 관리하며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올 2월에는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부도준비금 펀드인 '세이프플랜'을 운영하며, 채권의 연체 및 부실로부터 투자자들의 손실을 0%로 보전하고 있다. 특히 펀다의 경우 주요 부실 요인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대출을 실행한 상점의 매출이 급감하는 경우인데, 펀다가 자영업자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모으고 분석하는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가 이를 대비한 것이다. 상점 자체의 매출 트렌드와 고객별 구매 빈도 변화량, 상권의 트렌드와 유사 업종의 유행 민감도 등을 꼼꼼하게 분석하면 건실한 상점을 골라낼 수 있다. 지난 2년간의 경험상, 건실한 상점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간혹 연체를 발생시키더라도 결국에는 채무를 변제한다. 둘째, 상점의 데이터는 양호하지만 작정하고 부도를 내려고 하는 악성 채무자이다. 일종의 사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저축은행 등에서 10년 이상의 자영업자 채권관리 경험을 가지는 경력자들을 다수 영입하여 심사팀을 보강했고 현재 만족스럽게 사기를 걸러내고 있다.
  
-당국의 규제로 시장침체 우려가 많은데 펀다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먼저 투자자 저변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P2P 시장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높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예전에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의 성향이 짙었다고 한다면 근 2년이 지난 현재의 투자자들은 일반 대중들로 확대되고 있다. P2P 금융은 투자자에게는 초저금리 시대 중수익 투자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그렇다면 펀다는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적금이나 예금을 하듯이 안전하게 P2P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세이프플랜'이다. 펀다 세이프플랜은 펀다와 대출자가 채권의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각 채권 금액의 7% 수준으로 안전자금을 적립한 '세이프플랜 펀드'를 운영해 채권의 연체 및 부실로부터 투자자들을 보호한다. 투자자들은 펀다의 부실률이 7%를 초과하지 않는 한 손실을 보지 않고 투자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펀다는 2017년 예상 부실률이 1.6% 수준이므로 약 4배 수준의 버퍼를 마련한 셈이다. 세이프플랜을 적용하면서 투자자들의 표면적 수익률은 기존 11.5% 수준에서 8.5%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투자의 안정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짐으로써 표면적 수익률과 결과 수익률을 일치시킬 수 있게 됐다. P2P업체들이 증가하면서 높은 수익률의 상품들이 투자자들의 안목을 끄는 상황이지만 일부 투자 상품으로부터의 부실 결과를 분산시키는 안전장치가 없다면 투자자는 결국 표면적 수익률을 달성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펀다는 오히려 표면적 수익률을 조금 낮추면서 안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한 것인데,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P2P 투자에도 안전성이 확보될 때 더 많은 고객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로 P2P 투자가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P2P금융시장의 대한 성장 전망과 펀다의 중요 경영 방침이 있다면.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자원을 가진 개인과 자원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 서로 직거래를 하는 이른바 '온디맨드 플랫폼'은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산업에 걸쳐 급성장하는 거대한 물결이다. 이동통신의 발달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게 개인들간의 정보 교류가 활발해졌고, 또한 머신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발전이 개인간의 거래 사이에서 일종의 전문가적 판별력을 제공해주는 시대에, 더 이상 중앙집중적으로 자원을 독점 판매하는 거대 기업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P2P금융시장은 돈에 있어서의 온디맨드 플랫폼이다. 돈을 불리려는 개인과 돈을 이용하려는 개인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시대에 플랫폼이 제공하는 혁신적 분석력만 기반이 된다면 은행이 꼭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온 것이다. 따라서 P2P금융시장의 성장은 불가결하다. 온디맨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펀다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분석력의 혁신 기반으로 투명한 정보를 신뢰도 있게 제공하는 공정한 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끝으로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저금리 시대에 P2P금융은 잘 이용하면 중금리 수익의 좋은 투자처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한가지 명심할 것은 모든 상품이 부실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무조건 고수익을 바라기보다는 투자자의 리스크 분산책을 잘 제공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서 P2P 투자를 통해 안전한 8~9%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 전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성준 펀다 대표이사의 모습. 사진/펀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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