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최근 방송토론에서 ‘성인지예산제’와 ‘성평등 인권부’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여성 차별 해소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캠프 내 실무라인에는 여성 인사들이 배치돼 있지 않아 안 후보의 여성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방송토론에서 “성인지예산제도가 취지에 맞게 제대로 도입되려면 적극적으로 챙기는 부서가 있어야 한다”며 “여성가족부를 성평등 인권부로 바꾸고 모든 부처에서 성인지예산을 부여하는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지예산제는 성별마다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예산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안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여성으로 할 의사도 충분히 있다. 여성 관료 비율을 30%부터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성평등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의 발언과는 달리 현재 캠프 내부 인선에서 여성 인사는 전무한 상태다. 안 후보는 지난 17일 캠프를 총괄하는 경선선거본부장에 최경환 의원을, 미래기획본부장과 국민참여본부장에는 각각 이용주, 송기석 의원을 임명했고, 지난 20일에는 이용호 의원을 국민소통본부장에, 윤영일 의원을 국민정책본부장에 선임했다. 캠프의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할 실무라인에 모두 남성 의원을 배치한 것이다. 대통령이 된다면 비서실장에 여성을 선임할 것이라는 의사도 밝혔지만 전날 조광희 변호사를 캠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이마저도 남성 인사로 꾸렸다.
물론 안 후보 입장에서 남성 중심으로 캠프 구성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안 후보를 제외한 당내 의원 38명 중에서 실무라인에 배치할 수 있는 여성 의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여성 의원 중 당직을 맡고 있는 인사를 제외하면 그 수는 더 적어진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23일 “팀장급이나 실장급에 남성분들이 많은데 중간라인에는 여성인 분이 굉장히 많다”며 “본선에 들어가면 여성 인사들이 좀 더 추가되고 인적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전남 목포시 삼학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한 어린아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