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양천구가 고독사에 노출된 50대 독거남의 사회적 재기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23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전국 최초로 50대 독거남 고독사 예방과 지원 방안을 담은 ‘나비남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나비(非)’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에만 서울에서 162명이 고독사한 가운데 남성이 137건(85%), 여성이 21건(13%)였으며, 연령별로는 50대가 58건(35.8%)로 60대 32건(19.7%)보다 많았다. 양천구로 한정지어도 지난해 고독사 총 7명 가운데 50대 남성이 3명(43%)이나 차지한다.
양천구에서 지난 2월부터 40여일간 양천구 거주 50대 남성 1인 가구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6800여가구 가운데 96가구가 생계·일자리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와 주거 61명(43.3%, 중복응답), 건강 47명(33.3%), 일자리 15명(10.6%), 정신건강 9명(6.4%), 주거 개선 7명(5%), 가족관계 회복 2명(1.4%)이다.
양천구는 우선 전수조사에서 나타난 부재자와 조사 거부자 774가구를 대상으로 재방문과 정보 제공 등 지속적인 만남과 설득을 통해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지원이 필요한 고·중위험군의 욕구를 심층분석하고, 이를 지원할 나비남 멘토단을 구성한다. 나비남 멘토단은 50대 독거남과 일대일 결연을 맺고 친구이자 이웃, 또는 조언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양천구는 50대 독거남들이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32개 민·관 기관으로 구성한 ‘양천 50대 독거남 지원협의체’를 통해 복지기관, 의료기관, 소방서, 경찰서 등의 힘을 모아 통합사례관리를 진행한다. 50대 독거남 복합 전용공간이자 상담·일자리·커뮤니티 역할을 맡을 ‘양천구 50스타트 지원센터’(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아울러 우울증과 자살 예방을 위해 거주환경을 정비하고 건강과 영양상태를 점검하며, 재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양천구는 50대 독거남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고, 문제 해결을 통해 다시 사회 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23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50대 독거남 지원방안을 담은 '나비남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