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많은 현대 여성들이 산부인과와 멀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도 산부인과는 임산부들이 방문하는 병원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크게 자리 잡고 있어, 당장 임신이나 출산을 앞두고 있지 않은 가임기 여성들의 경우 산부인과를 찾는 일이 많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혼을 코앞에 두고 찾은 병원에서 예기치 못한 자궁질환을 발견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특히 '자궁근종'의 경우, 최근 들어 20~30대의 젊은 환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근종은 자궁벽 내 근육조직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생리량 증가, 빈뇨, 생리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생리통과 증상이 비슷해 모르고 방치하다가, 크기가 많이 커진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예후가 나쁜 종양은 아니지만 유발하는 증상에 따라 환자의 삶의 질과 건강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위치에 따라 자궁 유착이나 불임, 유산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이미 발병한 뒤라면 조속한 대처가 중요하다. 최근엔 '하이푸' 시술이 보편화 돼 자궁적출 등의 수술적 방법이 아니더라도 인체에 무해한 고강도 초음파를 이용해 근종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하이푸 시술은 절개나 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시술한 뒤 당일이나 다음날 바로 퇴원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김상훈 창원제일종합병원 하이푸시술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은 특별한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검진 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러나 질환 초기에 치료가 이루어질수록 재발 가능성이 줄고 완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체내 기관들처럼 자궁도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을 확인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