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동등결합 상품이 출시 한 달을 맞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가입 절차가 복잡한 데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케이블 방송사와 상품 논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동등결합 상품은 케이블 방송사의 초고속 인터넷이나 방송과 이동통신사의 모바일을 묶어 할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케이블의 취약한 시장 입지를 고려해 설계됐다.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지난달 28일
CJ헬로비전(037560), 티브로드와 인터넷과 모바일을 결합한 동등결합 상품 '온가족케이블플랜'을 출시했다. 딜라이브·현대HCN·JCN울산방송과도 같은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CJ헬로비전 모델들이 동등결합 상품 '온가족케이블플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CJ헬로비전
27일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가 동등결합 상품을 낸 지 한 달째를 맞았지만 가입자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낮은 인지도와 다소 복잡한 가입 절차가 걸림돌로 꼽힌다. SK텔레콤 모바일 가입자가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하려면 먼저 CJ헬로비전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초고속 인터넷 설치가 가능한지 문의해야 한다. 설치가 가능하면 SK텔레콤 대리점을 직접 찾아야 한다. 대리점 방문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해당 방송사에 개인정보활용동의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면 방송사들이 SK텔레콤 가입 절차를 대행해주기도 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아직 동등결합 가입자 수는 밝힐 수준이 못 된다"며 "상품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SK텔레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가능성은 일정 부분 확인됐다. 규모는 미미하지만, 전체 가입자 중 다른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다가 동등결합 할인을 위해 CJ헬로비전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이동이 활발하다. 회사 측은 "기존 CJ헬로비전의 초고속 인터넷과 SK텔레콤의 모바일을 동시에 사용 중인 소비자가 동등결합 상품을 주로 찾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인터넷 신규 가입자도 많았다"고 밝혔다.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아직 동등결합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양사는 동동결합 상품 출시 의사를 내비쳤지만, 논의 초기 단계다. KT 관계자는 "각 사업자의 입장이 다르고 상품 간의 결합, 새로운 상품에 따른 전산 개발 등이 필요해 출시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케이블 방송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3월 출시를 목표로 케이블 방송사들과 실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3월 출시는 어려울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비롯한 다수의 케이블 방송과 1차적으로 접촉하고 의견을 공유했다"며 "케이블 방송사로부터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수동적 상황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