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KT(030200)가 황창규 체제 2기에 돌입했다.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최종 확정했다. 직면한 대내외적 과제 또한 산적하다.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실적과 5세대(G) 이동통신 등 미래사업에 대한 궤도도 안착시켜야 한다.
KT의 중장기적 시장 입지를 고려하면 완전한 민영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당장 오는 5월9일 열리는 제19대 대통령선거 이후 새 정부가 KT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주들과 시장의 관심이 높다. KT는 2002년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도 연루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해 KT에 "윗선의 관심사항"이라며 이모 전 전무, 신모 전 상무 등 차은택씨의 지인들을 광고 담당자로 채용할 것을 요구했다. 황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차씨 공판에 제출한 진술조서를 통해 "VIP 뜻이라고 하니 무시할 수 없어 (실무진에게)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순실 소유의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 물량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황 회장은 차씨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출석하지 않았다.
배당에 불만을 품은 주주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KT는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이석채 전임 회장 대비 배당을 크게 낮췄다. 이번 주총에서는 배당금을 주당 8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500원)보다 늘렸지만 주주들은 여전히 불만이다. 황 회장의 연임과 이사회 구성에 찬성한 주주들도 "이사들의 보수한도액을 올리는 만큼 내년에는 배당금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KT는 총 11인의 이사 보수한도액을 지난해 59억원에서 65억원으로 올렸다.
사업적으로는 5세대 통신의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황 회장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2019년에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험 무대다. KT는 올림픽에서 자율주행 버스와 가상현실(VR) 등 5G 기반의 서비스들도 함께 선보이며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다. 인공지능(AI) 플랫폼 경쟁도 펼쳐야 한다. KT는
SK텔레콤(017670)의 AI 스피커 '누구'에 대항해 AI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유료방송시장 1위 수성도 관건이다. 지난해 상반기 KT 계열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29.85%로 선두를 지켰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032640)는 케이블과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KT를 추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밖에 경쟁사들에 비해 비대한 조직의 효율화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