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대림산업(000210)이 연초부터 해외 토목 부분에서 신규 수주에 성공하며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사우디 SSBR, 쿠웨이트 KNPC SHFP, 오만 SRIP 등 36개에 이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해외 공사 현장의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중동 지역"이라며 "최근에는 해외 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쪽으로 해외 수주를 확대해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올해 홰외수주 목표는 4조원으로 지난해 2조7000억원의 1.5배로 늘렸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국내 및 해외 프로젝트에서 추가원가가 발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674억원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44.3% 하회한 수치로 특히 해외 프로젝트에서는 이미 2015년 완공된 현장에서 지체보상금(LD)이 부여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대림산업의 해외 추가 손실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쿠웨이트 SHFP 현장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원가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공기가 지연돼 올해 추가손실에 대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이를 제외하고는 수익현장으로서 추가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부문에 대해서는 우려보다는 수주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대림산업이 이란 내에서 신인도와 경쟁력을 갖춘 점도 해외수주 확보에 고무적이다. 대림산업의 첫 이란 내 공사 수주는 지난 1975년 이스파한의 군용시설 토목공사다. 이후 40년간 26건, 45억5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이란에서 수행해 왔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이란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잔여 공사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제재 해제 후 글로벌 건설업체 중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2일 대림산업은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와 2조2300억원 규모의 정유공장 개선공사 계약의 본계약을 체결하며 단독 수주를 확정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400여km 떨어진 이스파한 지역에서 가동 중인 정유공장에 추가 설비를 설치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가등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은 설계와 기자재 구매, 시공, 금융조달 업무를 맡으며 파이낸싱(PF)이 완료되는 올 3분기 말부터 착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이란 핵 재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순간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체결한 13건의 가계약 프로젝트도 빠르게 진행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림산업이 이란 정부와 체결한 MOU는 13건으로 15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이란에서 연평균 3조원 이상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16일 터키에서도 3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을 수주했다. SK건설과 터키 현지업체 2곳과 컨소시엄(지분 각 25%)을 이뤄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터키 차나칼레주의 랍세키와 갈리폴리 사이에 위치한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3.6km 길이의 현수교와 85km 길이의 연결도로를 짓는 공사다. 앞으로 4년간 공사를 진행한 후 12년간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는 민간투자 방식이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 최장 현수교가 된다.
대림산업이 지난 12일 이란 현지에서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대림산업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