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인수 한올바이오 줄퇴사

70명 사직에도 충원 없어…영업부 외주화 전망

입력 : 2017-04-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대웅제약(069620)에 인수된 이후 한올바이오파마(009420)의 직원이 대거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감소분(퇴직자)만큼 추가 고용을 하지 않고 있어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내부에선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의 직원은 2016년 339명으로 2013년 420명 대비 81명이 감소했다. 앞서 10년 간 직원수 400명 이상을 유지해왔던 점에 비춰 이례적 감소다. 대웅제약에 인수된 해인 2015년부터 인력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408명으로 1년만에 69명이 퇴사했다. 감소 인원은 대부분 영업사원과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올바이오파마 직원들은 지난해 말 파업을 검토하기도 했다. 영업사원이 50명 이상 퇴사했는데도 회사가 전혀 충원을 해주지 않아 업무량이 과다해졌기 때문이다. 전체 영업사원 170여명 중 30%가 감소된 셈이다. 내부에선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의 인건비를 줄이고, 영업부를 외주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의 인사를 단행하고 영업조직을 개편했다. 종합병원을 담당하는 영업사원을 80여명에서 30여명으로 줄였다. 종합병원 영업사원들은 의원 담당으로 재배치했다. 신약과 오리지널약의 선호도가 높은 종합병원 영업을 축소시키고 대신 복제약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업사원들에게 하루 20회 이상 거래처(병의원)를 방문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의원 부문 영업사원들은 담당 구역이 확대됐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능통한 관계자는 "영업사원 퇴사로 담당 지역에 공백이 생기면 다른 영업사원들에게 업무를 분담시켰다"며 "직원들이 이탈할수록 나머지 영업사원들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퇴사자가 더욱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 부담이 많은 고령 장기근속자 인원을 줄이고, 한올바이오파마의 영업인력은 최소한으로 두되 영업판매 대행업체(CSO)를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이미 상당 부분 지역은 대웅바이오와 CSO 등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전체 직원은 1600여명이며 이중 영업사원은 600여명에 이른다. 대웅제약은 의약품 판매업체인 대웅바이오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같은 지역을 두고 대웅제약과 대웅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까지 영업인력이 중복되면서 한올바이오파마의 영업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을 주려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대해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영업부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신규채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 노조는 대웅제약에 피인수 당시 구조조정 없는 고용안정을 요구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한올바이오파마와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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