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타 정당보다 한 발 빨리 대선 후보로 확정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가 대권을 향한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홍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해 본격 논의에 들어갔고, 유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을 찾아 보수층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2일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 선출 이후 첫 선거대책회의를 열고 선대위 구성을 위한 큰 그림을 확정했다. 김명연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위원장은 명망가보다 실무에 밝은 현장형 인사를 뽑기로 했고, 각 지역 선대위도 실무형 선대위로 꾸릴 예정”이라며 “특히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필승 결의대회 겸 선대위 발족식을 권역별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4일 TK지역을 시작으로 8일까지 7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홍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한때 40% 지지율을 기록했던 정당”이라며 “이번주 권역별로 지역 선대위 결성식을 진행해 전국에 흩어진 하부조직을 새롭게 규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특히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싸잡아 “본가에서 떨어져 나온 잔재세력”이라며 “결국 이번 대선 구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잡고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2박3일간 TK지역을 순회하며 보수층 표심잡기에 나섰다. 지난 1일 대구를 방문한 유 후보는 2일 경북 영주를 찾아 부친의 선영을 참배했다. 자신이 TK에 지역적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이어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지역 4·12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김진욱 후보의 의성군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망치고 아직도 치맛자락을 붙잡고, 대구·경북에서만 숨어서 정치하려는 저 세력들을 완전히 몰아내야 대구·경북이 다시 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주 시민운동장을 찾아 ‘영주소백산마라톤 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TK 지역 주민과의 접촉을 늘리고 보수 적통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유 후보는 특히 후보 확정 이후 처음으로 3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서문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곳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던 유 후보 입장에서 서문시장 방문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 후보는 대선 출마 이후 줄 곧 이곳 TK를 중심으로 '배신자'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지지율 난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자신의 지지율을 회복하지 않으면 대권에 한 발짝도 다가갈 수 없다는 점에서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곳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유 후보가 서문시장 방문 등을 통해 '배신자' 이미지를 깨기 위한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문시장 방문 이후 유 후보에 대한 ‘배신자’ 이미지가 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한 홍준표(왼쪽) 대선 후보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