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부정맥이란 심장박동이 정상적인 리듬을 잃고 불규칙적으로 병하는 질환이다. 답답함을 호소하다가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정이 돼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뇌졸중, 실신, 심정지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부정맥(서맥, 빈맥, 심방세동)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13만469명으로 2012년(11만9805명) 대비 9%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2%, 50대가 21%, 70대가 18%, 40대가 12%, 30대가 10%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7만4132명으로 남성 환자(5만5337명)보다 약 2만여명 많았다.
부정맥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근거림, 맥 빠짐, 어지러움, 실신, 피로감,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이다. 두근거림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다만 일부에선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고, 심하면 급사하기도 하는 등 사람마다 증상에 차이를 보인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의 속도, 증상의 위급성 및 심각성, 타 심장질환과의 연관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부정맥의 종류와 동반된 상황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므로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 시에 성인의 정상 심박수는 분당 60~80회다. 60~100회 정도까지를 정상 맥박으로 볼 수 있다. 부정맥은 크게 서맥성 부정맥, 빈맥성 부정맥으로 나뉜다. 너무 천천히(분당 60회 이하) 뛰는 것을 서맥성 부정맥, 육체적 활동과 무관하게 분당 100회 이상 뛰는 것을 빈맥성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심장마비나, 급사로 연결되지 않는 '양성 부정맥', 한번 발생하면 매우 위급하고 치명적인 상태를 초래할 수 있는 '악성 부정맥'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악성 부정맥을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심장병을 앓아 심장기능이 저하된(심부전) 환자의 경우 ▲이전에 심장마비 또는 실신을 경험한 경우 ▲직계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 유사한 증상이나 부정맥으로 급사한 가족이 있는 경우 등이다.
구조적·기능적으로 정상인 심장에서 부정맥이 발생한 '특발성 부정맥'과 심근경색증, 심근증, 심부전 등과 같이 심각한 심장병 환자에게서 합병된 '속발성 부정맥'으로 나누기도 한다. 속발성 부정맥의 경우 일차적인 원인인 심장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도 중요하다.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기 전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원인 규명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심장기능이 저하된 심부전 환자에서 흔한 속발성 부정맥의 대표적인 예가 심방세동과 심실 빈맥이다. 심방세동은 뇌경색의 위험을 5배 이상 증가시킨다. 심실 빈맥은 급사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부정맥은 기본적으로 자세한 문진과 심전도 검사가 가장 중요한 진단 방법이다.증상의 빈도가 잦지 않거나 지속시간이 길지 않은 발작성 부정맥을 찾기 위해서 12유도 심전도와 24시간 생활 심전도(홀터 검사)를 반복 시도하기도 한다.
부정맥 치료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주로 심장맥박이 빠르게 뛰는 빈맥성 부정맥 환자에게는 빈맥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시도한다. 원인 병소를 제거할 수 있는 경우라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심각한 부정맥이 의심되지만 확진이 어려운 경우에도 부정맥의 확진과 동시에 병소를 찾아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돌연사 위험이 높은 심실 빈맥 환자에게는 병소의 완벽한 제거가 불가능하다면 제세동기 이식을 약물치료와 병행하게 된다. 한편, 어지럼증, 실신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 서맥성 부정맥 환자에게는 인공 심장박동기를 이식해 서맥으로 쓰러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기능 저하(심부전)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인 뇌경색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상황에 따라서 치료 방법이 달라져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선천적으로 타고 난 부정맥은 예방이 불가능하다. 다만 후천적으로 생기는 부정맥은 원인을 제거해 치료할 수 있다.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 생활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카페인, 술, 흡연, 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치명적인 부정맥은 심근경색증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동맥경화를 예방해야 한다.
신승용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가슴이 뛰고 기운이 없거나 어지럽고 쓰러지는 증상이 있을 때 부정맥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증상이 저절로 사라졌다고 방심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병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보다는 전문가와 상담 후 진단과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도움말=중앙대병원)
부정맥은 방치하게 되면 돌연사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부정맥의 종류와 동반된 상황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므로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