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사, 적신호…위험노출자산 '증가'

대출규제 강화 등 지방 중심 미분양 증가

입력 : 2017-04-14 오전 6:00:00
국내 부동산시장이 지방을 중심으로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 1년간 지방의 미분양 증가속도가 빨라지면서 물량이 급증하는데다, 회수가 안될 수 있는 위험노출자산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중소 건설사의 경우 미분양 단지의 중도금대출 기준을 강화하거나, 끊기면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현장 관계자가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지방 미분양은 총 4만3049가구로 전년대비 42% 급증했다. 이 가운데,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4989가구로 조사됐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11.3부동산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와 시중금리 인상, 입주물량 공급과잉 등 삼중고로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집값도 하강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은 지방의 계약률이 저조한 미분양 단지를 대상으로 아파트 집단대출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사실상 대출을 묶어 버렸다. 중소 건설사는 2금융권이나 지방은행을 공략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들은 매출채권, 대여금, 미수금, 선급금 등 위험노출자산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위험노출자산은 쉽게 말해 회수가 안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전라도 광주에 있는 시공순위 80위권인 M건설사는 ▲미수금 2015년 183억원→2016년 446억원 ▲선급금 14억원→23억원 ▲대여금 108억원→269억원으로 위험노출자산이 급증했다. 시공순위 90위권인 B건설사 역시 ▲매출채권 86억원→303억원 ▲미수금 621만원→116억원 ▲대여금 87억원→9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소 건설사들이 대체로 위험노출자산이 증가하면서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미분양이 늘면서 중소 건설사들의 위험노출자산은 올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부실 건설사의 경우 위험에 빠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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