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아직까지 갤럭시S8 찾는 손님이 많지는 않아요. 사전예약 중이어서 문의가 있긴 하지만 폭발적으로 인기를 끄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통신사 지원금이 올라간 V20나 아이폰7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언론에서는 갤럭시S8이 엄청난 인기라고 이야기하는데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힘들어요."
오는 21일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앞둔 마지막 주말 서울 시내 주요 휴대폰 판매점 분위기는 예상보다 많이 차분했다.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도 아직 손님이 몰리거나 판매가 크게 증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신형 스마트폰 단말기 출시 초기에는 통신사나 제조자의 지원 정책이 좋지 않다"며 "소비자들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갤럭시S8을 출시 초반부터 앞다퉈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리어답터(새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경험하려는 사람)나 고가의 사은품을 노리는 일부 소비자를 제외하고는 갤럭시S8 구매에 적극적인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휴대전화 판매점이 밀집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테크노마크. 사진/유희석 기자
전국 1100여개 휴대폰 유통·판매점으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도 "매일 회원사들에게 갤럭시S8 예약 판매를 확인하는데 지난해 갤럭시노트7보다 못한 것 같다"며 "삼성전자가 발표하는 사전예약 수치에 거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갤럭시S8의 사전예약을 시작한 이후 엿새만인 12일 예약 판매량이 70만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사전예약 마지막 날인 17일까지 100만대 판매를 예상했다.
경쟁사 견제도 갤럭시S8 성공의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LG전자는 최근 지난해 9월 출시한 V20의 공시지원금을 7만원대 기준 최고 수준인 33만원으로 올렸다. 전작인 V10은 사실상 ‘공짜폰’으로 풀렸다.
리퍼비시(재정비 상품)로 출시될 갤럭시노트7도 변수다. 이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국내 출시를 위해 이동통신3사에 수요조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리퍼폰이 갤럭시S8에 대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상당히 분산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휴대폰 판매 집단상가의 불법 구매 유혹은 여전했다. 지난 15일 방문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는 갤럭시S8의 가격을 묻자 계산기와 종이 등에 가격을 적어 제시했다. KT로 번호이동을 하는 경우 첫 매장에서 기기값으로 36만원을 계산기에 찍어 보여줬다. 2~3군데를 더 돌자 가격은 10만원 초반으로 떨어졌다. 최대 공시지원금에 대리점에서 제공하는 15%의 추가 지원금을 더해도 불가능한 금액이다.
SNS 상에서 불법 휴대폰 판매 사업자가 고객에게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장면. 사진/유희석 기자
온라인 상에서도 '떳다방'식으로 운영되는 불법 휴대폰 판매가 기승을 부린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고객을 모집한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을 피해 은밀히 판매하는 방식이다. 고객 신분 확인을 위해 신분증이나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일도 다반사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판매에 휘말리면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일부 판매점의 시장 교란행위는 철저히 단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