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지난 3분기 국내 정유업체는 주사업인 정유사업에서 많게는 2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정제마진이 바닥을 치면서 정유를 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 건데요.
전문가들은 친환경 연료 사용이 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정유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기는 어려울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건데요.
이렇게 정유사업이 되레 정유업체의 발목을 잡는 지금, 정유사업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대신 수익이 높은 비정유사업을 확대하려는 sk에너지의 발빠른 행보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
먼저 sk에너지는 자원개발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연이어 원유시험산출에 성공하고 또 원유층을 발견하는 등 자원개발 분야에서 국내 민간기업으로서는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이미 세계 각국 11개 광구에서 일일 4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sk에너지는 실적에서도 자원개발 사업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매출 중 2% 남짓밖에 되지 않는 자원개발사업에서 올해 영업이익의 25%에 달하는 놀라운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건데요. 정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이 2~3%에 불과한 것에 반해 자원개발사업 영업이익률은 무려 50~60%에 달하기 때문에 정유사업과는 비교가 안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또 화학사업에서의 행보도 두드러집니다. 최근 sk에너지가 화학사업부문 본사 기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sk에너지의 화학사업은 매출 중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거둬들이는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의 50%에 달해 정유사업에서의 부진을 상쇄해주는 효자 알짜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화학제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 본사 기능을 이전하는 것은 향후 수익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sk에너지가 보여주고 있는 전략이 곧 국내 정유사들이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세우는데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정유사죠. 엑손모빌의 경우 영업이익의 75%를 자원개발에서 벌어들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여기에 비하면 아직은 초보 수준이지만 고부가가치 사업인 자원개발이나 화학사업 비중을 늘리고자 고군분투 중인 SK에너지의 행보를 발 빠르게 따라잡는 정유 기업만이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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