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일반 포경 수술을 비뇨기계 질환으로 둔갑해 수술비 특약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행각까지 나타났다. 관련 손해보험사들은 이같은 사기행각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충북 청주 지역의 한 보험대리점을 중심으로 이뤄진 10억원 대의 포경수술 보험사기건을 적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문제가 된 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은 자녀가 포경수술을 하면 50만원에서 최고 3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부모들에게 다수의 보험가입을 유도했다. 일반적인 포경수술은 의료보험은 물론 민간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이들은 비뇨기계 질환이나 염증 등 질병일 경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보험대리점 설계사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포경수술도 수술비 특약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 일부 설계사들이 수술비 특약을 빌미로 자녀보험을 다수 가입시킨 경우가 있다"며 "의사에게 질병 코드를 받아야 보장이 가능한데 질병 코드를 받지 못해 보험금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장기보험 상품에는 수술비 특약이 있다. 수술비 특약은 사전에 수술마다 보장 금액을 정해놓고 가입자가 수술을 받게 될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수술 종류를 수술비용, 난이도 등에 따라 1~5종으로 나누고, 종류에 따라 수술 1회당 50만원에서 300만원의 정해진 금액을 보장한다. 일반적으로 성형수술이나 피부과 시술 등 미용 목적상의 수술은 수술비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범들은 실손보험의 경우 중복 보장이 되지 않지만 수술비 특약은 중복 보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고객을 현혹시켜 다수의 보험에 가입 시킨 것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기에 의사들이 의도적으로 가담해 질병 코드를 발부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부분이 중요한 사항"라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의사들의 가담 여부도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