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이 왔지만 눈 건강은 적신호가 켜졌다. 봄은 미세먼지와 황사, 각종 꽃가루 등으로 호흡기와 안구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계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 수는 2014년 4월 한 달 동안 34만2814명에서 2015년 34만2904명, 2016년 35만431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눈물계통 장애 중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질환으로 전체 진료 인원의 87.3%에 달한다.
안구건조증 원인은 눈물의 구성성분이 불균형하거나 과도한 증발, 코 눈물관 배출로 인한 손실, 눈물 분비 저하 등이다. 잦은 전자기기 사용으로 눈 깜빡임이 적어져 지나치게 증발해도 발생할 수 있고, 각종 질환으로 말미암아 야기될 수도 있다.
뇌신경계 질환을 중점으로 진료하는 단아안한의원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이 발병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눈물의 분비 과정에 관여하는 뇌신경에 이상이 생길 때도 나타난다"며 "뇌신경 중 눈물 분비를 담당하는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손상돼도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신경은 뇌에서 뻗어 나온 말초신경으로 총 12쌍의 신경 줄기를 말한다. 각각의 신경들은 근육의 운동과 청각, 미각 등 감각 기능 등을 담당한다. 이 중에서도 제7뇌신경인 안면신경은 눈꺼풀 근육을 포함한 얼굴 근육을 움직이고, 혀 앞 3분의 2의 미각, 눈물샘, 턱 밑 샘, 혀 밑 샘 등 일부 분비기능도 담당한다. 때문에 안면 신경 장애인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의 증상으로 안면마비와 함께 안구건조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단아안한의원 관계자는 "흔히 에어컨이나 선풍기 탓에 실내가 지나치게 건조할 경우, 혹은 스마트폰 기기에 너무 집중해 눈물이 마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안면신경의 장애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안구건조증의 원인 중 하나다"라며 "환경적 원인이 아닌 안면신경의 손상으로 인한 안구건조는 증상을 잘 파악해 그에 맞는 근본적 원인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비눗물이 들어간 듯 한 작열감 ▲콕콕 찌르는 통증 ▲가려움 ▲이물질이 들어간 듯 한 이물감 ▲뻑뻑함 ▲쓰라린 통증 ▲눈꺼풀이 무거운 느낌 ▲눈부심 ▲충혈 ▲눈물 흐름 ▲분비물 발생 ▲콘택트렌즈 사용 시 불편함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꺼풀이 달라붙어 잘 떠지지 않음 등 다양하다.
이 관계자는 "안구건조증 증상은 처음엔 가벼울 수 있지만 방치하면 시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며 "인공눈물과 같은 점안액으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지만 일시적인 증상 완화보다 근본적으로 눈물샘 분비를 활발하게 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안구건조증의 한방치료는 안구마사지를 비롯해 침, 뜸, 부항, 물리치료, 온열요법, 추나요법, 매선요법 등으로 진행된다. 안구마사지는 의료기기로 눈 주위의 근육을 풀어주고 따뜻하게 마사지해 마이봄선(눈물의 구성성분인 지방을 분비하는 피지선)의 배출을 촉진한다.
매선요법은 무해한 약실을 관련 혈 자리에 자입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치료법이다. 피부 속 약실은 천천히 분해되면서 신경 세포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