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업별 실적(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영업이익 10조원 시대 재개를 목전에 뒀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초호황에 힘입어 1분기 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역대 둘째로 높은 분기 실적이다. 특히 반도체가 사상 처음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위상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D V낸드, 시스템LSI, OLED 등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늘려 경쟁 우위를 이어갈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7일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0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의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메모리, 디스플레이 가격 강세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인한 부품사업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조200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13.4%에서 19.6%로 상승했다.
1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15조6600억원과 영업이익 6조3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0.4%, 영업이익은 139.9% 급증했다.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강세 속에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와 데이터센터 D램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고, 시스템 LSI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바일 AP 판매 확대와 응용처 다변화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액 7조29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270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플렉서블 OLED의 판매 증가와 UHD와 대형 중심의 고부가 LCD 제품 비중 증가로 전분기에 이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이었던 IM(모바일) 부문은 매출액 23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7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후유증으로 대작이 실종되면서 반도체에 간판을 내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46.7% 각각 감소했다. 갤럭시A 신모델 출시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전분기 대비 스마트폰 판매량이 소폭 늘었으나, 갤럭시S7과 S7 엣지 판매가 인하 영향 등으로 수익이 감소했다.
CE(가전) 부문은 매출액 10조34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24% 줄었다. TV의 경우, 퀀텀닷 TV와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늘었으나, 패널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애드워시’ 세탁기 등 주요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으나, 북미 B2B 시장 투자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는 반도체의 선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갤럭시S8 판매 확대 등 무선사업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기대된다. 1분기 시설투자는 9조8000억원이 집행됐고, 이중 반도체에 5조원, 디스플레이에 4조2000억원이 투자됐다. 연간 전체 시설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부품사업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려 성장전략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D램의 경우 자연 캐파 감소분에 대한 보완 투자 외에 추가 증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늘어난 시장 수요를 즐기겠다는 계산이다. D램 생산 11라인도 시스템LSI 부문 CIS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해 2018년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수요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최적화된 캐파를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CIS 이미지센서는 듀얼카메라의 채용 확대와 더불어 자동차, VR, 360도 카메라 등 응용처가 늘어나고 있다. 낸드플래시 부문 평택 공장은 기존 계획에 따라 올 중반 가동을 시작해 하반기 증설할 계획이다. 다른 평면 플래시 생산 공장도 점진적 V낸드로 전환키로 했다. 또 파운드리 부문 10나노 2세대 공정 개발이 완료돼 올 4분기 화성 공장 S3라인에 설비 증설과 양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LCD 공장의 OLED 전환 계획은 지난해 말 7-1 라인 생산을 중단하고 현재 OLED로 전환 중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